진보당까지 뛰어들어 삼각 대치 전선
역대 군수 선거 중 무소속 3차례 당선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민심 쟁탈전이 치열하다. 야권 우세 지역인 이곳에서 제1야당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민주당, 대안 세력으로서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혁신당 간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에 정치권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9일부터 영광 선거 지원유세를 위한 1박2일 강행군에 돌입했다. 재판과 당무를 겸하느라 늘 시간이 부족한 이 대표가 공휴일인 한글날을 맞아 모처럼 선거 지원에 전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혁신당 조국 대표가 영광에 일찌감치 월셋집을 얻어 한 달 살이를 하며 선거 지휘를 하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이 대표로선 금쪽같은 시간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이날 영광버스터미널 사거리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지금은 정부·여당의 실정을 심판하기 위해 대회전이 벌어지는 중차대한 국면”이라며 “전선을 교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진보당까지 선거전에 뛰어들어 야 3당 삼각 대치 전선이 형성된 가운데 ‘민주당 결집’을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에 따르면 양당은 영광 유권자들의 ‘남다른’ 투표 성향을 의식한 듯 유세 과정에서 겸손한 태도로 늘 몸가짐을 삼가고 언행을 신중히 하는 등 돌다리도 두세 번씩 두드리고 건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영광을 두고 “호남 지역 내 충청권 같은 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유권자들이 마음에 담아둔 지지 후보가 있어도 그게 누군지는 좀처럼 밝히지 않고 신중한 면이 있어 ‘민심 풍향계’ 지역인 충청권과 일정 부분 닮은 면이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영광은 호남이지만 그간 투표 결과를 보면 무소속이 자주 당선된 독특한 지형”이라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호남 지역과는 달라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했다.
실제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지난 8차례 영광군수 선거 중 무소속 후보가 3차례 당선됐다. 이 지역에서 특정 정당 간판보다 중요한 건 개인기라는 것이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영광에선 어느 당 후보를 지지하는지를 네 번, 다섯 번은 물어봐야 대답을 들을 수 있다”며 “무조건 겸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군수 선거는 지난 총선 때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구호 아래 전략적 협력관계로 선거를 치렀던 민주당과 혁신당 간 첫 진검승부의 장이기도 하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실시한 영광군수 후보 지지도 조사(100% 무선 ARS방식,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 장세일 후보(32.5%)와 혁신당 장현 후보(30.9%), 진보당 이석하 후보(30.1%) 모두 30%대 지지율로 오차범위(±4.4%포인트) 내 백중세를 보인다. 영광 민심의 향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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