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 ‘지인능욕방’ 개설해 딥페이크 영상물 제작·유포한 20대 구속

텔레그램에 ‘지인능욕방’을 운영하면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얼굴이나 특정 부위를 합성한 영상 편집물)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20대와 이를 통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한 20대가 구속됐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청소년성보호법 위반(성착취물배포 등)과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영상물편집 등),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텔레그램방 운영자 A씨와 2차 가해자 B씨를 각각 구속 송치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텔레그램에 ‘지인능욕방’을 개설하고,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피해 여성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된 사진으로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264개를 제작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텔레그램 참여자들이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피해자 11명의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11개를 유포하도록 방조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자신이 가입한 텔레그램 지인능욕방에 허위영상물과 사진·이름·연락처 등 신상정보가 유출된 피해여성에게 텔레그램으로 수차례 음란사진을 전송하고, ‘발신번호제한표시’ 전화로 여러 차례 전화를 건 혐의다.

경찰은 문제의 텔레그램 지인능욕방에 자신의 딥페이크 허위영상물이 게시됐다는 청소년의 피해신고와 텔레그램 지인능욕방에 신상정보가 유출돼 2차 피해를 입고 있다는 고소장을 각각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결과, A씨가 운영한 텔래그램 지인능욕방은 참가자만 200명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A씨가 회원들에게 가입이나 불법 합성물 다운로드 대가로 돈을 받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텔레그램 운영자를 추적해 검거하고, 피해자 보호 및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재유포 방지를 위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긴급 삭제·차단 및 모니터링을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딥페이크 허위영상물 제작·유포 범죄를 총괄하는 전담대응팀(TF)을 조직하고, 사람의 얼굴이나 신체를 성적 수치심이 유발되도록 편집·합성·가공하는 행위에 대해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