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전세계 인공지능(AI) 수요 등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6%나 증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3분기 파운드리에서만 5000억원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지는 등 파운드리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해 3분기 매출 236억2200만 달러(31조86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33억3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치로 전년 동기보다 36.5% 급증했다.
지난 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5% 증가한 78억640만 달러(10조5300억원)로 나타났다.
애플, 구글, 퀄컴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TSMC에 AI 반도체 생산 주문을 늘리면서 TSMC의 매출도 급성장 한 것으로 풀이된다.
TSMC는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만 남부 가오슝시에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몇 달 전 TSMC는 가오슝시에 4공장과 5공장 확충 계획을 세웠다고 전해졌다.
반면 삼성전자는 TSMC의 경쟁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반도체부문(DS), 디바이스(DX) 등 전 분야를 합쳐 79조원을 기록했다.
또한 삼성전자는 DS 분야의 매출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선 22조∼24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증권가는 파운드리에서 5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낮은 수율’이 꼽히고 있다. 기존 고객이던 구글도 차세대 모바일 칩을 TSMC에 맡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만큼 ‘파운드리 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턴키(일괄제공)’,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 등 전략을 내걸고 있지만 아직 큰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어닝 쇼크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1년 7개월 만에 5만원 대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코스피에서 5만8900원에 장을 마감한데 이어 이날도 5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4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목표 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3분기 실적은 경쟁사와 비교해 지나치게 부진하다”며 “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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