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념’ 후 신부 홀로 입장…‘이혼’ 최태원·노소영 혼주석 나란히

최태원 차녀 결혼식…정재계 인사 총출동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씨의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길목이 통제되고 있다.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차녀 최민정(33)씨가 중국계 미국인 케빈 황(34)과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새 출발을 축하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철통 보안 속에 열린 결혼식엔 양가 친인척, SK그룹 경영진, 재계 인사 등 하객 50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일찌감치 도착해 하객들을 맞았다.

예식은 주례 없이 신랑신부가 결혼을 기념하는 각자의 메시지를 전하는 순서로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최씨는 최 회장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대신 신랑 입장 후 홀로 입장했다. 식순 초반 한·미 전우를 위한 추모의 시간을 가지면서 모든 참가객들이 1분가량 고개를 숙이고 묵념한 시간이 눈길을 끌었다. 이후 신부 측에서는 최씨의 언니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축사를 했다. 신랑 측에서는 남동생이 영어로 인사를 전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따로 마이크를 잡지 않았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신부 측 부모석에 나란히 앉았다. 이들은 지난 5월 재산분할 항소심 판결 이후 이혼한 상태에서 전날 처음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본식이 끝나고 가족사진을 찍는 시간도 가졌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을 포함한 가족들은 함께 서서 사진을 찍었다. JTBC ‘팬텀싱어3’에 출연했던 존노가 ‘오솔레미오’를 축가로 불렀다. 비빔밥과 해산물 등을 포함한 호텔 코스 식이 하객들에게 음식으로 제공됐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1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씨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결혼식에는 정·재계 인사들도 총출동했다. 먼저 장녀 최윤정 본부장, 장남 최인근 SK E&S 매니저 등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자녀를 비롯해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사촌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최철원 마이트앤메인(M&M) 대표,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 등 친인척들이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도 자리했다. 정계에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권영세·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최민정(오른쪽)씨와 신랑 케빈 황. 케빈 황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최씨와 케빈 황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이웃 주민으로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중국 베이징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대학 졸업 후 2014년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했다. 청해부대 소속으로 소말리아 아덴만에 파병된 데 이어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2019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해 국제통상과 정책, 인수합병(M&A), 투자 업무 등을 맡았다. 이후 2022년 SK하이닉스를 휴직한 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원격의료 기업인 던(Done)에서 무보수 자문 역으로 근무했으며 심리건강 헬스케어 스타트업 ‘인티그럴 헬스’를 창업했다.

중국계 미국인 케빈 황은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나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를 졸업하고 미 해병대 장교로 복무했다. 2020년 약 1년간 평택 미군기지에서 주한미군으로 복무한 경력도 있다. 현재는 예비군으로 전환, 소프트웨어 관련 스타트업을 운영 중이다.

이들 부부는 미국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