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운용·보수전담 자회사 2곳 설립
5700여명 인력 재배치… 희망퇴직도 실시
본사는 AI 인재 수혈… 신사업 드라이브
“방만한 인력시스템 대대적 정비” 분석
노조 “인력 감축 경쟁력 저하 초래” 반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공지능(AI) 동맹’을 맺으며 AICT(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 회사로 변화를 천명한 KT가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선다. AI 중심으로 사업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지금까지 방만하다고 지적되어온 인력체계를 재정비해 내실을 다지기 위한 전략이다.
14일 IT업계에 따르면 KT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네트워크 운용과 유지보수를 전담하는 신설법인 KT오에스피와 KT피앤엠의 설립안건을 의결한다. KT 지분 100%의 자회사로 꾸려지는 두 회사에 KT는 물적분할 대신 현물출자를 택했다. KT는 KT오에스피에 610억원, KT피앤엠에 100억원을 출자한다.
KT는 이번 법인 신설과 함께 본사 네트워크 관리 부문 직원 약 5700명을 구조조정 대상에 올렸다. 이 중 약 3800명이 신설 자회사 2곳으로 전출된다. 나머지는 직무를 전환해 잔류하거나 특별희망퇴직을 받는다. 구체적으로 선로설비 시공과 비즈개통 등 업무를 하는 3400여명은 KT오에스피에 배치되며, 전원시설 설계, 도서산간 무선망을 담당하는 380여명은 KT피앤엠으로 이동한다. 고객민원과 기업고객 마케팅 업무 등 기업간거래(B2B)는 케이티아이에스와 케이티씨에스 등 기존 그룹사로 옮기고 관련 인력 170명을 전출한다. 760명 인력이 맡아왔던 상권영업·법인가치영업, 현장지원 업무는 비효율 사업으로 판단해 폐지하기로 했다.
KT는 전출을 원하지 않은 직원 대상으로 특별희망퇴직도 실시한다. 지난해 김영섭 KT 대표 취임 후 첫 희망퇴직이다. 대상은 실근속 10년 이상 직원 중 정년이 1년 이상 남은 직원이다.
이번 조직개편의 화두는 AI다. 그간 통신과 마케팅, 선로설비 등 혼재해 있던 계열사 간 업무분장을 명확히 하고, KT본사는 AI를 비롯한 신사업에 집중하겠단 전략이다. KT는 앞선 AICT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통해 “MS와의 동맹을 통해 AI 분야에서 정예 인력을 5800명 이상 키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실적 앞에 AI사업은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비중이 60%를 넘어 현재 무선 사업은 성장 정체 구간에 진입한 상태다. 지난해 이통3사의 무선 부문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0.5%에서 2.3% 증가에 머물렀다.
이번 조직개편을 두고 2002년 민영화 이전부터 이어져 온 방만한 인력시스템에 대한 정비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분기 기준 KT 임직원은 1만9370명으로 LG유플러스(1만695명)와 SK텔레콤(5741명)보다 훨씬 많다. 구조조정이 끝나면 KT 본사 인력은 약 1만5000명 수준으로 재조정된다. 현재 충원 중인 AI 인력 1000명을 포함해도 전체 직원 규모는 대폭 줄어든다.
일각에서는 본사가 진행하던 네트워크 품질관리 업무가 외주화하면서 안정적 망 운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 SK텔레콤도 자회사 SK오앤에스를 통해 무선 유지보수를 진행하고 있어 실제 서비스 품질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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