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인으로 나온 하니와 셀카…野 의원들 “웃음이 나오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15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 등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온 정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같은 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뉴진스 멤버 하니와 국감 현장에서 ‘셀카’를 찍었다가 야당 의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사업장 노동자 사망으로 국감에 출석한 상황에서 정 사장이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의원들의 지적이다.
정 사장은 이날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아까 팜하니와 셀카를 찍으시더라”는 말에 “하니가 굉장히 긴장을 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즉각 정 사장의 말을 끊은 김 의원은 “사람이 죽어가는데 셀카를 찍고 웃음이 나오느냐”며 “어떤 태도로 국감에 임하는지 모르겠다”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은 “증인으로 나오신 대표님께서는 그런 마음으로 하면 안 된다고 본다”며 거듭 몰아붙였고, 정 사장은 “하니가 울 때…”라며 해명하려다가도 말을 잇지 못했다.
정 사장은 올해만 한화오션에서 노동자 다섯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국감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달 9일 선박 상부에서 작업하던 4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추락사했고, 온열질환과 익사 등으로 사망한 노동자도 있었다. 국감 증인 출석을 무겁게 여겨야 하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듯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 오셔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좋은 일로 오신 게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고, 같은 당 이용우 의원도 ‘분노가 치민다’고 정 사장을 질타했다.
정 사장은 한화오션의 노조 대응 문서에 관한 김 의원 질문을 연거푸 받았다. “대한민국 2024년을 사는 지금 노조가 사업장을 점검할 것에 대비해 시뮬레이션한다는 내용”이라는 김 의원의 자료 제시에 “과거 노조가 점거를 해서…”라며 그는 답했고, “노조를 잠재적 범죄집단으로 취급한 게 맞느냐”는 김 의원의 추가 질문에는 “그렇게 취급한 건 아니다”라고 연신 진땀을 뺐다.
정 사장은 ‘노조를 탄압하려 하지 말고, 노조와 대화하라’는 김 의원의 비판에 “탄압하려고 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의원님의 지적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덧붙였다.
한화오션은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당사 임원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 국민, 국회, 유가족 여러분께 깊이 사과 드린다”며 “사업장의 안타까운 사고로 국감 증인으로 참석한 상황에서 당사 임원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고개 숙였다.
계속해서 “의원님들의 지적과 질책을 달게 받고 반성과 사죄, 재발방지 대책을 고민해야 할 국감에서 신중하지 못한 행동으로 국회와 국민들께 심려를 끼쳤다”며 “사업장의 위험요소가 제로가 되는 무재해 사업장이 될 때까지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할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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