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주재하는 러시아 대사가 평양에서 무인기(드론)를 봤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한국이 무인기를 침투시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며 비난한 바 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대사는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시스카야 가제타와 인터뷰에서 남한 무인기가 침투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실제로 10월 8∼9일 밤 0시 30분쯤 평양 시내 상공에 무인기가 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대사관에서 담배를 피우러 발코니에 나갔다가 머리 위에서 윙윙거리는 소리를 들었다”며 무인기를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다. 다른 소리를 잘못 들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인기가) 적어도 세 바퀴를 돌았다”며 “그 시각 평양은 완전한 침묵이 흐르기 때문에 실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북한이 남한 무인기가 대북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마체고라 대사는 “다음 날 현지 경찰이 대사관 주변에서 수거한 남한 전단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무인기가 뜬 날 밤에 대해 “매우 불안했다”며 “무인기가 전단 대신 다른 것을 떨어트렸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 11일 한국이 이달 3일, 9일, 10일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켜 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한 뒤 연일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14일 이 주장과 관련해 “한국의 행동은 북한에 대한 주권침해이자 내정간섭”이라며 북한에 동조하는 성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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