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전, 공중전, 사막 히치하이킹, 승마, 라스베이거스에 최첨단 과학기지까지. 23일 개봉하는 영화 ‘베놈: 라스트댄스’(사진)는 뷔페처럼 차림이 화려하다. 배경이 수시로 바뀌고, 액션도 지상은 물론 물 속과 공중에서도 펼쳐진다. 액션 오락영화에 기대하는 건 다 보여주겠다는 각오 같다. 그만큼 크게 지루할 틈 없이 영화가 전개된다.
이 전형성에 개성을 더하는 건 주연 에디(톰 하디)와 에디에 기생하는 외계생명체 베놈의 티격태격. 에디가 크게 특출난 점 없이 조금은 무미건조한 성격이라면, 베놈은 인간보다 더 유쾌하고 천연덕스러운 대사들로 영화에 사랑스러움과 생기를 더한다.
‘베놈: 라스트댄스’는 9년간 이어진 ‘베놈’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작품이다. 2018년 ‘베놈’(388만명)과 2021년 ‘베놈2: 렛 데어 비 카니지’(212만명) 모두 국내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3편에서 에디와 베놈은 쫓기는 신세다. 에디가 범죄혐의로 수배자가 된 와중에, 외계생명체 심비오트를 연구하는 군부도 이들을 추적한다. 동시에 베놈을 창조한 외계의 절대자 ‘널’이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 베놈을 손에 넣으려 한다.
에디를 무적으로 만드는 베놈의 ‘외계 액션’은 이미 1, 2편에서 풍성하게 보여줬다. 3편에서는 이에 더해 수중과 승마 액션이 인상적이다. 주연 톰 하디는 수중 액션을 직접 소화했다고 한다.
에디와 베놈이 투닥거리는 호흡도 물이 올랐다. 3편에서 제작과 각본에 참여한 톰 하디는 베놈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버전의 목소리 연기에 도전했다. 촬영 현장에서는 직접 녹음한 베놈의 목소리를 이어폰으로 들으며 연기했다.
3편은 에디와 베놈이 추적자들을 피해 무사히 도망칠 수 있을지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게 만든다. 그렇기에 영화를 끌고 가는 기본 에너지는 탄탄하다. 눈요깃거리도 풍성하다.
다만 서사 전개는 설득력이 다소 약하다. 한창 치열하게 달리다 때가 되자 정해진 결말을 향해 뛰어드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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