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트럼프, 이란은 해리스 선호… 중국은 지자체 선거에 집중
러시아와 이란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들이 미국 대선이 끝난 뒤 선거 결과에 대한 의혹을 키우고 사회·정치 불안을 조장하려고 할 것이라고 미국 정보당국이 판단했다.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22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외국의 적들은 불확실성을 키우고 선거 절차의 정당성을 약화하기 위해 투표가 끝난 뒤 정보작전을 수행할 게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 이란, 러시아 등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외국 세력이 선거일(11월5일) 이후부터 새 대통령 취임일(2025년 1월20일)까지 최소한 정보작전을 전개할 것으로 평가했다.
정보당국은 외국 세력이 사회 불안을 부추기고 선거 기반 시설을 와해하기 위해 국지적인 사이버 작전을 수행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일부 외국 세력이 표 집계와 결과 인증, 선거인단 절차 완료, 취임식 등 각 단계에서 관련 절차를 “방해 또는 지연”하는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투표나 공식 개표에 영향을 미치는 작전은 수행하기가 더 어렵고 미국의 보복을 불러올 위험이 크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정보당국은 중국, 이란, 러시아가 2021년 1월 6일 미국 의회 폭동 이후 미국 내 불화를 증폭하려고 시도한 전례가 있으며 지금은 과거 대선 때보다 투표 마감 후 기회를 노릴 준비가 더 잘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란과 러시아가 폭력 시위를 조장하고 물리적 폭력에 대한 위협을 키우기 위한 전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봤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전직 당국자들을 암살하려는 이란의 시도가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대선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노력을 지원하려고 하고 있으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더 공격적인 정보작전을 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또 이날 브리핑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주지사를 겨냥한 가짜 온라인 콘텐츠를 러시아가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온라인에는 자신을 월즈 부통령의 고등학교 제자로 소개한 남자가 당시 교사였던 월즈 주지사한테 학대당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확산했는데 이는 가짜로 확인된 바 있다.
정보당국은 이란이 해리스 부통령 당선을 선호한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경우 대선 결과에 대해 특정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으며, 주(州)와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중국의 입장에 더 우호적인 후보를 당선시키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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