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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상철 68㎞ 지하화… 지상공간 ‘제2 연트럴파크’ 만든다 [뉴스 투데이]

입력 : 2024-10-23 18:51:10 수정 : 2024-10-23 21: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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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통합개발 계획 발표

경부·경원선 일대 각 35·33㎞ 구간
사업비 총 25조6000억 소요 추산
상부공간에 녹지·문화공간 등 조성
개발이익 31조 ‘사업성 충분’ 입장
이르면 2027년 개발 착수 가능성
경기·부산 등도 지하화 요구 봇물

경부선과 경원선의 서울 구간이 지하화할 경우 지상 선로부지에는 경의선 숲길 ‘연트럴파크’’(연남동과 센트럴파크 합성어)와 같은 대규모 녹지공원이 조성될 전망이다. 서울역과 용산역 등 역사부지는 업무·상업·문화시설 등으로 복합개발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23일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 철도 지상구간은 6개 노선, 약 71.6㎞로 15개 자치구를 통과하고 있다. 과거 철도는 도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기반시설로 서울역, 영등포역과 같이 주요 역사가 위치한 지역은 서울 대표 중심지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소음·진동 등 공해를 유발해 삶의 질을 저하하고, 중심지와 생활권 단절, 주변 지역 노후화로 지역균형 발전을 막아 도시발전 걸림돌로 전락했다.

 

서울 용산 선로 모습. 뉴스1

시가 선정한 지하화 구간은 경부선 일대 34.7㎞, 경원선 일대 32.9㎞, 총 67.6㎞로 총 39개 역사를 포함한다. 시는 지상~지하 연결 가능 여부 등 기술적 검토를 거쳐 지하화가 실현 가능한 대상 구간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상지는 도심 중앙 ‘서빙고역’을 기준으로 경부선과 경원선 2개 구간 내 6개 노선이다. 경부선 일대는 △경부선(서울역~석수역) △경인선(구로역~오류동역) △경의선(가좌역~서울역) △경원선 일부(효창공원역~서빙고역) 노선이다. 경원선 일대는 △경원선(서빙고역~도봉산역) △중앙선(청량리역~양원역) △경춘선(망우역~신내역)이다. 시가 산출한 사업비는 경부선 일대 15조원, 경원선 일대 10조6000억원 등 총 25조6000억원이다.

 

시는 지하화 후 선형의 선로부지(122만㎡)를 연트럴파크와 같은 대규모 녹지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연트럴파크는 효창공원앞역∼가좌역 약 6.3㎞ 구간에 조성된 공원으로, 경의선철도 지하화 이후 조성됐다. 여의도 면적(290만㎡)의 40%가 연트럴파크 같은 도심공원으로 바뀌는 것이다. 역사부지(171.5만㎡)는 매각을 전제로 입체·복합개발한다. 업무시설, 상업시설, 문화시설 등이 조성된다. 시는 상부 공간 전체 개발이익이 경부선 구간 약 22조9000억원, 경원선 구간 약 8조1000억원 등 3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개발이익을 바탕으로 한 사업비 조달비율은 121%로, 별도의 예산 투입 없이도 지하화 실현이 가능하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서울역·용산역 등 도심 내 대규모 역사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은 낙후된 서남권, 동북권 지역 발전에 활용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서울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룸으로 들어오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은 지하화에 따른 변화와 발전으로 도시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도시”라며 “시민 생활 개선은 물론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철도지하화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상철도 지하화는 그동안 제도상 제약으로 추진이 어려웠으나 정부가 올해 1월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물꼬가 트였다. 국토교통부는 25일까지 각 지자체 신청을 받아 이 중 완결성이 높은 계획을 12월 1차 선도사업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5월까지 추가로 사업을 제안받아 철도 지하화 대상 노선을 확정한 뒤 이를 내년 말 종합계획에 반영한다. 선도사업으로 선정되면 국토부 종합계획 수립 전 지자체가 기본계획에 착수할 수 있다. 1년 정도 빠르게 사업 추진이 가능해 2027년부터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지개발이익으로 지하화 비용을 조달하는 것이 핵심으로, 개발이익이 충분히 확보되도록 개발계획을 면밀히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부산·대구시 등도 철도 지하화를 정부에 앞다퉈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는 안산선(안산역~한대앞역·5.1㎞), 경인선(역곡역~송내역·6.6㎞), 경부선(석수역~당정역·12.4㎞) 3개 노선 사업을 국토부에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상 구간은 지상 철도로 인해 도시 단절과 주변 지역 노후화 등이 가속화된 지역이 선정됐다. 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시행자가 채권발행을 거쳐 먼저 진행한 뒤 지하화 이후 발생하는 부지 개발 수익 등을 지하화 사업비로 상환하는 식으로 추진된다. 해당 지역의 지상 철도가 지하화할 경우 소음과 진동 감소, 철도 상부부지를 활용한 상업·문화·녹지 복합공간 조성, 지역경제 활성화와 교통 연계성 강화 등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도는 밝혔다.

 

도 관계자는 “정부의 선도사업에 선정될 경우 내년쯤 ‘철도 지하화 및 통합개발 기본계획’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내년 수립될 국토부의 철도지하화통합개발에 관한 종합계획에도 관내 노선들이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구포~가야차량기지 8.9㎞, 부산역~부산진역 2.8㎞ 등 총 11.7㎞ 구간을 선정했다. 두 구간의 전체 사업비는 3조6000억원이다. 부산역~부산진역 구간은 순수 지하화 대신, 인공지반을 조성해 입체복합개발로 추진한다. 시는 지금까지 총 4차례에 걸친 국토부 컨설팅을 통해 지하화 선도사업 우선구간을 선정했다.

 

대구시는 경부선 철도 도심 구간(14㎞) 지하화를 위해 국비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앞서 시는 2021년부터 진행한 경부선 대구 도심 구간 지하화 등 개발방안 연구용역 결과 경부선 지하화로 인한 상부 개발 시 경제적 효과가 미미해 국비 지원 없이는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려워 국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울 용산 선로 모습. 뉴스1

시 관계자는 “현재 특별법으로는 사업 추진이 어렵고, 국비 지원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시도 25일 ‘경인전철 지하화 선도사업 제안서’를 국토부에 제출한다. 제안서에는 경인전철(온수역∼인천역·22.63㎞) 구간의 지하화 방안을 담고 있으며, 경기도와 공동으로 추진된다. 인천시 구간은 인천역에서 부개역까지 14㎞ 구간이다. 총사업비는 약 6조6000억원으로 철도 지하화 3조4000억원, 상부 부지 개발에 3조20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선도사업으로 선정될 경우 내년 1월부터 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이후 2028∼2037년 지하화 공사가 진행되며, 상부 부지 개발은 2030∼2042년 이뤄질 예정이다.

 

대전시는 경부선 구간인 회덕역∼세천역 18.5㎞와 호남선 구간인 대전 오정동 조차장역∼가수원역 14.5㎞ 구간을 지하화 대상에 포함했다. 대전선 3.5㎞ 구간도 지하화를 검토 중이다. 대전선은 철도의 직선화·고속화로 수요 및 활용성이 떨어지면서 운행이 중단됐다. 여객열차는 2015년 4월에 멈췄고, 화물열차는 2017년 5월까지 운행했다. 

 

시 관계자는 “철도부지를 지하화하는 대신 상부에 수익을 낼 수 있는 개발사업을 진행해 사업비를 충당해야 하는데, 지역의 경우 토지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며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선 국비 지원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윤모·백소용 기자, 수원·부산·대구·인천·대전=오상도·오성택·김덕용·강승훈·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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