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방문 9일간 복원과정 연수
도시숲 조성·시민 참여 과정 배워
울산시, 개도국 생태회복 기여 기대
울산 ‘태화강의 기적’이 동티모르 등 개발도상국의 생태 회복에 기여할 전망이다. 태화강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공장 폐수로 오염되어 ‘죽음의 강’으로 불렸지만, 울산시와 시민들이 힘을 모아 생명의 강으로 되살리는 성과를 거뒀다.
울산시 관계자는 24일 “최근 동티모르, 투르크메니스탄, 온두라스, 도미니카공화국, 수리남 등 5개국의 환경·도시계획 공무원 15명이 울산을 방문해 태화강 복원 과정과 기술을 배웠다”고 밝혔다. 이들은 15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도시 숲 조성 역량 강화’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울산의 도시 숲 개발 전략과 운영 방법, 경제적 가치를 익혔다.
울산시는 2000년대 초 태화강을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도시 숲을 조성했다. 태화강국가정원, 소호참나무숲, 대운산 수목원 등이 그 흔적이다.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은 이들 숲을 탐방, 식물의 생태환경 조성에 미치는 영향을 체험했다. 또 태화강의 기적이 강 주변 쓰레기 줍기와 폐수 방지 캠페인 등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이라는 점도 당시 사진과 영상을 통해 배웠다.
도미니카공화국 환경천연자원부 소속 오스카리나 돔케 구즈만은 “울산의 사례를 통해 잘 설계된 도시 숲이 얼마나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는지에 감명받았다”면서 “도미니카공화국의 기후에 적합한 나무를 선택해 지역사회에 이익을 주는 공간을 설계하고, 주민들의 호응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이번 ‘울산 배우기’ 프로그램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울산시와 울산대학교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정부 부처 제안 국제 연수사업 공모에 선정되면서 이뤄졌다. 한국국제협력단 관계자는 “울산은 대한민국 최대 산업단지이자 가장 큰 도시 숲을 보유한 생태환경 도시다. 산업과 자연의 공존을 대표하는 지역이다”며 “공적개발원조 기관들이 울산을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태화강은 1990년대 중반까지 악취가 나던 ‘죽음의 강’에서 이제는 수달, 연어 등 다양한 생물이 돌아오는 생명의 강으로 거듭났다. 울산시는 2004년 ‘생태도시 울산’을 선언하고, 시민과 함께 오염된 강을 정화하는 데 힘썼다. 그 결과, 태화강공원은 2019년 대한민국 두 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었고,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유치에도 성공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의 기적을 이뤄낸 울산의 도시 숲 조성 사례가 개발도상국의 환경 정책에 잘 적용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공적개발원조 사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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