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과 전국쌀생산자협회가 24일 오후 서울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락값 7만원 공약 이행 등 즉각적인 쌀값 안정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농은 “농촌 들녘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지만 올 한해 고온에 폭우 피해, 벼멸구 등 병충해까지 이중삼중의 재해로 인해 ‘쎄빠지게(힘들게) 농사지어도 남는 게 없다’ 참담 현실에 처했다”며 “농협은 농민 편에 서서 쌀값 보장에 앞장서기는커녕 정부의 쌀값 방치 시류에 편승해 본인이 약속한 나락값 7만원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불과 2년 만에 돌아온 ‘역대급’ 쌀값폭락에 벼멸구 피해와 수해까지, ‘엎친 데 덮쳤다’는 표현이 딱 오늘 농민들이 놓인 처지를 두고 생긴 말이다”고 했다.
하 의장은 “광주전남 쌀생산자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농민들은 자가노동비를 제외하고도 마지기 당 2만6250원씩 손해를 봐야 한다”며 “정부가 그렇게 맹신하는 시장원리대로라면, 생산량이 줄면 가격은 올라야 하는 것 아닙니까? 쌀값은, 나락값은 시장이 아니라 정부의 의지가 결정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다시 증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은 쌀값폭락이 반갑기라도 한 모양인지 쌀값대란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1년 내내 찔끔 시장격리로 일관하며 ‘쌀값을 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드러냈고, 수확기까지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뒤늦게 재배면적 운운하며 농민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웠다”고 했다.
하 의장은 “특히 올해 중앙회장으로 당선된 강호동 회장은 나락값 7만 원을 보장하겠다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는 농민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 미친다”며 “7만원 약속이 자칫 허위공약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매우 크다”고 했다.
이어 김명기 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은 “쌀이 남아돈다는 억지 주장으로 우리 쌀값 폭락시키고, 쌀농사 못 짓게 하겠다는 엄포만 놓았다”며 “수확량이 급감했고, 정부의 예상수확량보다 휠씬 못 미치는 수확이 지속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쌀 자급률에 훨씬 부족한 생산량이 나올 것이 분명하면 대책 내놔야 하지 않겠습니까”라며 “농민들 죽으라 죽으라 하는데 정부가 불을 끼얹고 있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 자리에서 전농은 ▲나락값 7만원 보장 약속 조속히 이행 ▲시가수매 중단하고 우선지급금 6만원 이상 지급 ▲ 나락값 폭락에 따른 농가부채 대책 마련 ▲정부 눈치 보지 말고 농민과 함께 싸울 것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