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서 뜨거운 국물이나 탕 요리를 찾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과다한 염분(나트륨) 섭취는 혈압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5일 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고혈압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고혈압 환자 수는 2019년 대비 약 15% 증가했다. 혈압 상승을 주의해야 이유는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종신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갑작스러운 추위는 교감 신경계를 활성화시키고 혈관 수축과 함께 혈압을 상승시키는데, 연구에 따르면 온도 1도 하강 시 수축기 혈압은 1.3mmHg 정도 올라가고 확장기 혈압은 0.6mmHg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절에 따른 혈압 변화는 정상인보다 고혈압 환자, 일반 성인보다는 노년층에게 크게 나타나며 마른 체형일수록 외부 온도 변화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했다.
고혈압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도 불린다. 국물 요리를 많이 먹는 한국인의 특성도 혈압 상승의 주요인이 될 수 있다. 적정한 나트륨 섭취량은 식품 100g당 나트륨 120mg 미만이다. 그러나 뜨끈한 국물이 포함돼 있는 국밥과 찌개류 대부분은 나트륨 함유량이 매우 높다.
우 교수는 “국물류 중 대부분은 나트륨 함유량이 매우 높고 단 음식에 대한 욕구도 높여 과체중, 비만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의 위험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고혈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체중 1kg을 감량하게 되면 수축기 혈압은 1mmHg 이상 낮출 수 있고, 체중 감량으로 최대 5mmHg 정도 낮출 수 있다.
이밖에도 과다한 나트륨 섭취는 비만 등 만성 질환과 심장 질환, 신장 질환, 위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염분이 위 점막을 자극시켜 염증을 만들고, 이로 인해 위축성 위염 같은 만성 위염이 발생해 속 쓰림, 통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혈압 상승을 예방하려면 실내외 온도차를 줄이고 갑작스럽게 찬 기온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저염식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혈압 관리에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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