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 씨가 25일 향년 75세로 별세했다.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심정지가 발생해 이날 오전 8시쯤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이날 아침 자신의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아들 정명호씨에 의해 발견됐다. 아들 정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김씨는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응급실 근무자가 김씨 사망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사인을 조사한 경찰이 고혈당 쇼크사가 최종 사인이라고 알렸다”면서 “당뇨 수치가 500이 넘게 나왔다”고 말했다. 고혈당 쇼크는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급격하게 상승해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이다. 스트레스 등 외부 요인이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김씨는 지난 5월 중순까지 뮤지컬, 방송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같은 달 31일 피로누적으로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병원에 입원하며 활동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김씨는 사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씨의 측근은 “식품사업을 하면서 여러 소송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 등에서 건강하고 강단진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2~3년 전부터 몸이 많이 쇠약해졌다”고 전했다. 실제 김씨는 생전에 방송 활동을 중단한 적이 없다. 아파도 잠깐 입원 치료를 받고 곧바로 촬영에 임하는 등 일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입원 직전까지 뮤지컬 ‘친정엄마’에 출연했다.
지난달 8일 한 홈쇼핑 채널에 출연하여 오랜만에 활동을 재개했지만, 방송에서 보여준 어눌한 말투로 인해 많은 시청자와 팬들 사이에서 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한편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고인은 드라마 ‘전원일기’에 일용엄니 역으로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이후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영화 ‘사랑이 무서워’, ‘가문의 영광’, ‘맨발의 기봉이’, ‘헬머니’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그는 특히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 활동을 통해 폭넓은 캐릭터를 소화하며 뛰어난 연기력을 입증했고 특히 욕 연기의 달인으로 널리 인정받았다. 또 남다른 요리 실력으로 요리 예능 프로그램 ‘밥은 먹고 다니냐’ ‘수미네 반찬’ 등에 출연하며 사랑받았고 김치 사업가로도 활동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정창규씨와 딸 정주리, 아들 정명호, 배우로 활동하는 며느리 서효림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