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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인간 일자리 늘어날 것… 절대 규제 없이 방치돼선 안 돼”

입력 : 2024-10-29 06:00:00 수정 : 2024-10-28 23: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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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쇽 칼리다스 칸타그룹 최고AI사이언티스트

AI가 인간 대체하지는 않을 것
현재 광고 전 단계에 AI가 관여
3~5년 내 기술 성숙도 큰 변화
전문직서 ‘AI 비서’ 도움 받아

인간과 공존 위한 노력 필요해
가짜정보 단속 등 규제 나서야

사람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소비를 유도하는 일.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기계’의 역할이 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 60여개국에 지점을 가지고 있는 마케팅 리서치기업 칸타그룹 역시 인간의 마음을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기계의 판단을 적극적으로 듣는 중이다.

 

아쇽 칼리다스 칸타그룹 최고AI사이언티스트(CAIS)가 지난 2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세계일보와 만나 “AI 발전으로 총 일자리는 일어날 것”이라며 “적절한 규제는 꼭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이 회사 인공지능(AI) 최고책임자인 아쇽 칼리다스 최고AI사이언티스트(CAIS)는 “AI로 모든 산업이 바뀔 것”이라면서도 ”AI가 인간을 대체하지 않고, AI를 활용한 전체 일자리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로 마케팅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그를 지난 2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아직 모든 분야에서 보편적으로 쓰이지는 않는 직책인 CAIS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에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데이터 증가와 함께 과학적 컴퓨팅 능력이 향상되면서 기업 내 AI 업무를 조율할 CAIS라는 직책도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AI 모델 개발 및 학습에는 양질의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공학과 응용통계학, 데이터과학으로 박사 학위를 딴 칼리다스 CAIS는 “AI를 광고 효과 예측에 활용하고 있다”며 “칸타그룹은 지난 30년간 설문조사 등으로 구매 의향 증가 같은 광고 효과를 조사해온 덕에 이런 데이터를 통해 AI 모델을 구축하고 패턴을 분석, 신규 광고 효과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Ashok Kalidas 칸타그룹 최고 AI 사이언티스트. /2024.10.24 이제원 선임기자

그러면서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10만, 100만개씩 대량으로 쌓여야 하고 한 국가나 제품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나라·분야의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며 “그중 가짜 응답을 잘 걸러내야 좋은 데이터가 된다”고 설명했다. 역으로 데이터가 정리 미흡이나 부서 간 통합, 모니터링 부족 등으로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다면 기업이 AI를 활용하는 역량을 빠르게 키울 수 없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미 광고 기획·제작 전 단계에 AI가 관여하고 있다. 초기 여러 아이디어 중 최종안을 추리고 이를 개선하는 데 AI 의견을 반영하며 제작 과정에서 직접 이미지와 동영상도 생산해낸다. 어떤 채널에 얼마만큼의 금액을 투입할지, 광고 방영 기간은 어떻게 설정할지도 AI 도움을 받는다.

 

“앞으로 3∼5년 사이 AI 기술 성숙도가 큰 변화를 보일 것”이라는 칼리다스 CAIS는 몇 년 뒤 생성형 AI의 변화상으로 ‘AI비서’를 꼽았다. 칼리다스 CAIS는 “의사에게는 비슷한 증상이 있는 다른 수백만명의 환자 자료를 보고 어떤 치료법이 효과적이었는지 알려주고, 마케터에게는 이 광고가 12∼18세 여학생에게 인기 있을지, 35∼46세 남성에게 인기를 끌려면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알려주고, 교사에게는 학생 수준별로 어떤 맞춤형 문제를 내야 할지 예시를 보여줄 것”이라며 “최종 결정은 의사, 마케터, 교사의 몫이어도 더 빠르고 나은 분석을 내놓는 것이 AI비서 역할”이라고 했다.

 

이후 AI 산업이 올라서야 할 다음 단계를 칼리다스 CAIS는 사람에게서 찾았다. 오픈AI가 2년 전 세상에 내놓은 생성형 AI인 챗GPT는 이미 영어로 된 거의 모든 자료를 학습한 상태다. 그는 “2살짜리 아이는 사진을 두 장씩만 보여줘도 개와 고양이를 구분할 수 있지만 AI 모델은 이 능력을 갖추기 위해 수백만장의 사진을 학습시켜야 한다”며 “사람은 시청각 모든 감각을 종합해 배우지만 머신러닝 방식은 그렇지 않아 적은 자료로 AI 모델을 학습시킬, 아무도 찾지 못한 이 방법이 다음 혁신의 시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론적 사고까지 AI가 인간보다 나아질지는 아직 이견이 많다”는 칼리다스 CAIS는 “기계가 발전할 때, 인터넷이 나왔을 때마다 사람들은 자신이 기계로 대체될지 걱정했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AI의 인간 대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우리가 하던 업무 역할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총 일자리 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AI와 인간의 공존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현재, 그는 “AI는 절대 규제 없이 방치돼서는 안 된다”고 확신한다. 칼리다스 CAIS는 “아직 AI 발전이 너무 초기 단계라 적절한 수준을 말하기 어려워도 가짜정보 유포나 불법적 활동은 더 많아질 것”이라며 “AI를 활용할수록 규제 필요성은 더 부각될 테고 기술 발전과 함께 규제 구체화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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