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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두 팔 벌려 투자 받을 것”… 신재생에너지 ‘기회의 땅’ [K블루오션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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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0-29 21:00:00 수정 : 2024-10-29 20: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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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韓 수교 75주년 맞이한 필리핀

외국인 투자규제 완화법 시행 초읽기
법인세 부담 줄고 허용지분 100%로 ↑

당국, 재생에너지 비율 대폭 확대 계획
2040년까지 1200억달러 투자기회 갖춰

스마트폰 확산 등 디지털 경제 급성장
거대 내수 시장·저렴한 노동력도 강점

“필리핀 정부는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 두 팔을 벌려 여러분의 투자를 받아들이고 변함없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필리핀을 국빈 방문했던 지난 7일(현지시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마닐라에서 열린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핵심 국가이자 우리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필리핀이 한국에 기회의 땅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국 자본의 필리핀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에 대한 투자 활성화가 특히 기대된다는 게 산업계 분석이다.

29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의 대(對)필리핀 투자금액은 5672만달러로 한국 전체 해외직접투자(320억3000만달러)의 0.17%에 불과하다. 필리핀 정부가 외국인 투자 제한 리스트를 통해 다소 엄격하게 업종에 따라 외국인 지분을 제한 중이라서다.

코트라는 내년 1분기 필리핀에서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크리에이트 모어’(CREATE MORE) 법안으로 필리핀 직접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에이트 모어에는 외국인 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필리핀에서 활동하는 국내외 기업에 대한 세금을 25%에서 20%로 낮추고, 금융 지원과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최근 프란시스 에스쿠데로 필리핀 상원 의장은 마르코스 대통령이 11월11일 크리에이트 모어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외국인 투자가 가장 유망한 분야로는 신재생에너지가 꼽힌다. 이전에는 외국인 지분이 최대 40%까지만 허용됐지만, 외국인 투자법 개정으로 허용 지분이 최대 100%로 늘어서다.

필리핀 정부의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정책도 투자를 견인하는 요소다. 필리핀 정부는 2030년까지 총발전량 중 재생에너지 비율을 36.96%, 2040년엔 55.8%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는 국가 재생에너지 계획(NREP)을 추진 중이다.

코트라는 필리핀이 24만6000메가와트(㎿)의 미개발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보유했고, 지열 용량은 세계 3위 수준인 1900㎿에 달해 2040년까지 외국인 투자 기회가 1200억달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도로, 철도 등 교통 인프라도 외국인 지분 100%를 허용하는 공공서비스 산업에 해당한다. 필리핀 정부는 마닐라, 세부, 다바오 등 3대 도시 중심으로 인프라 개발을 집중하는 ‘빌드 베터 모어’(Build Better More·BBM) 정책을 추진 중인데, BBM 프로그램 중 교통 인프라 건설 관련 프로젝트가 119개에 달해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올해 필리핀 정부 공공사업도로부의 교통 인프라 관련 예산은 19조5000억원에 달하는 8222억페소로, 교육 분야 예산(9274억페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코트라는 “내년에 필리핀 내수 경제 성장으로 지방 도시의 인프라 개발과 도시화에 더 많은 투자와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리핀 내 디지털 경제 성장도 눈여겨봐야 할 지점이다. 인터넷 보급, 스마트폰 확산 등으로 전자상거래가 급성장 중이라서다.

코트라는 “지난 몇 년간 필리핀 내 전자상거래는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2028년까지 연평균 13.2%의 성장이 예상된다. 2028년 시장 규모는 약 39억5000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며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셜커머스, 페이팔 등 다양한 디지털 결제 수단도 확산 중”이라고 밝혔다. 2030년 필리핀 디지털 경제 규모는 최대 1013억달러의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필리핀은 평균 연령 25.4세의 젊은 인구로 인구증가율이 매년 1.5%에 달하는 1억1000만여명의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갖췄다. 영어에 능통하고 저렴한 노동력도 강점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모두 필리핀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1∼6.2%로 내다보며 고성장을 예고했다.

무엇보다 최근 한국과 필리핀의 관계는 1949년 수교 이래 최상이다. 윤 대통령은 앞선 국빈 방문에서 마르코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내용의 공동문건을 채택했다.

다만 코트라는 필리핀 시장 진출을 위해선 현지 시장 이해와 법령·법규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종종 필리핀 투자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 지분 제한을 해결하기 위해 현지인을 서류상의 소유권자로 내세우는 ‘더미’를 활용하는데, 경영권 분쟁이 다수 발생해서다. 필리핀이 인플레이션과 환율 변동에 민감해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물가와 원자재 비용이 크게 영향을 받고, 다른 동남아 국가 대비 제조업 기반이 부족하고 도로·항만 효율성이 낮아 물류비용이 높은 점도 감안해야 한다.

세계일보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24 세계아세안포럼’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한국과 필리핀의 경제 협력 증진 방안 전반을 조망한다. 세페리노 로돌포 필리핀 통상산업부 차관이 기조연설에 나서고, 샤르멘 미뇽 야롱 통상산업부 상무관, 크세르크세스 레모로조 필리핀 정보소통국장과 주동필 한국무역협회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정책실장 등이 참여해 한·필리핀 FTA 효과, 양국의 식품 공급망 강화를 통한 식량 위기 해법 등을 제시한다.

 

공동기획:세계일보·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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