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장기화와 고금리 기조 지속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코스닥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일반 회사채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식연계채권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은 사업 확장을 위한 신규 투자보다는 주로 채무를 우선 탕감해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했다.
3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교환사채(EB),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상장사는 총 285곳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7곳보다 10.9% 늘어났다.
코스닥 상장사 중 주식연계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기업은 245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0곳 대비 16.7%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의 주식연계채권 발행 규모는 5조411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5조2182억원보다 3.5% 늘었다.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한 코스피 상장사는 40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7곳) 대비 14.9% 줄었고, 발행 규모 역시 6조1184억원에서 1조8945억원으로 69.0% 감소했다. 다만 이는 지난해 SK하이닉스와 LG화학이 각각 2조2377억원, 2조590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올해와 비슷한 1조9221억원 수준이었다.
주식연계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재원을 채무 상환에 사용한 상장사가 늘었다. 주식연계채권 발행 규모를 자금 조달 목적별로 보면 채무 상환 목적은 1조81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381억원) 대비 93.6% 증가했다. 지난해 6조2882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던 운영 자금 목적은 올해 2조7750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하이브의 발행 규모가 가장 컸는데 지난 17일 채무 상환을 목적으로 40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카카오는 2930억원 규모의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해 하이브의 뒤를 이었다. 카카오게임즈(2700억원), 아스트(2495억원), 엠에스오토텍(1990억원), 아시아나항공(1750억원), 루닛(1715억원), 농심(1385억원), 호텔신라(1328억원) 등도 주식연계채권 발행 규모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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