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지역 농장에서 올가을 첫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가축 전염병 럼피스킨 확산에 이어 AI까지 발병함에 따라 정부는 방역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강원 동해 한 산란계 농장에서 AI 항원이 검출돼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H5N1형으로 확인됐다.
올가을 첫 농장 확진 사례다. 지난 5월 23일 경남 창녕군의 한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 감염 사례가 나온 지 다섯 달 만의 확진 사례다.
농장 이외에는 앞서 지난 2일 전북 군산 만경강에서 채취한 야생 조류 분변을 시작으로, 야생 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3건 검출됐다.
고병원성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겨울 철새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고 있는 만큼 내년 2월까지 특별 방역 기간으로 설정하고 방역 관리 강화를 추진한다.
중수본은 발생 농장에서 사육하고 있던 산란계 700마리와 오리 80마리를 살처분하고 있다.
또 중수본은 전국 가금농장과 관련 축산시설, 축산차량 등에 대해 이날 자정까지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특히 중수본은 철새 도래지, 가금농장 등에 대한 소독, 점검, 검사 등을 실시한다.
발생농장 역학 관련 농장 7곳과 축산차량 3대에 대해 정밀 검사를 실시하는 동시에 900여대의 소독 차량 등을 투입해 철새 도래지 주변 도로와 가금 농장 등을 소독한다.
전국 소규모 가금농장 1328호에 대해서는 차단 방역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오는 11월 15일까지 점검한다.
10만마리 이상 대규모 산란계 사육농장 205호와 산란계 밀집단지 10개소에 대해서는 검역본부 및 지자체 전담관을 지정해 특별 관리한다.
농식품부는 럼피스킨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백신을 접종하고, 매개곤충 방제 등을 추진했으나 이달에만 12건이 발생했다. 올해 총 17건으로 발생 지역도 강원, 경북, 충북, 경기 등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럼피스킨은 임신 말기 어미 소, 갓 태어난 송아지 등 일부 백신 접종이 누락된 개체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농식품부는 백신 접종 관리 강화를 위해 축산물 이력 관리시스템을 통한 백신 접종 누락개체 확인 및 추가 접종을 실시하고, 소 거래 시 백신 접종 증명서 휴대를 의무화했다.
매개곤충으로 인한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산 사료 원료를 수입하는 사료 제조업체와 가축시장에 대한 매개곤충 방제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다만 농장 내 매개곤충 활동이 관찰되고 있고 최대 14일의 바이러스 잠복기를 고려하면 오는 11월까지 산발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김종구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곧 철새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고병원성 AI의 위험은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금농가들은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의심 증상 발견 시 즉시 방역당국으로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럼피스킨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백신 접종이 소홀한 농장을 중심으로 럼피스킨이 산발적으로 발생한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백신 미접종 지역은 매개곤충 방제 등 럼피스킨 방역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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