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 주담대 만기 40년→30년으로 축소
중도상환 해약금 감면...대출상환 유도해 총량 관리
은행들, 2024년 가계대출 한도 목표 이미 넘겨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주춤하지만 은행권이 계속해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조이고 있다. 대부분의 주요 은행이 올해 목표했던 연간 가계대출 한도를 이미 넘긴 상황이어서 연말까지 이같은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내부 회의를 거쳐 ‘임대인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취급 제한’ 조치를 연장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초 갭 투자(전세를 낀 주택매입)를 막고 실수요 위주로 대출하기 위해 이 조치를 실행하면서 10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취급 제한 해제 시점은 현재로서는 미정이며, 추후 확정 시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요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은행) 가운데 하나은행만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한시적으로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최대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해 운용하기로 했다. 다만 잔금 대출이나 디딤돌 대출 등은 제외된다.
농협은행은 지난달 6일부터 다주택자의 수도권 소재 주택 구입자금 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등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시행 중이다.
10월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는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은행권은 가계대출 문턱을 계속해서 높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전날부터 연말까지 인터넷,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12개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또 다음날부터 신용대출 9종 상품의 차주별 대출 한도를 연소득의 이내로 제한한다. 비대면 채널 판매가 중단된 신용대출 상품의 대면 대출시 한도까지 줄인 것이다. 다만 결혼예정자, 장례, 출산, 수술·입원의 경우 영업점을 통해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기존과 같은 대출한도를 적용받을 수 있다.
중도 상환 해약금 감면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11월 말까지 가계대출 중도 상환 해약금을 전액 감면한다. 이는 대출자의 중도상환 부담을 덜고 다른 은행 대환 대출로 갈아탈 수 있고,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금이 상환되면 그만큼 가계대출 잔액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대출모집인별 신규 취급 한도를 설정했다. 각 모집인이 유치해오는 대출 규모를 일정 수준이 넘지 않도록 제한한 것이다.
은행들의 이같은 기조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올해 4분기 중에도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억제할 방침이라고 답했다. 앞서 8월 금융당국은 대부분 은행이 연간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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