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의 여파로 기업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수억대의 대규모 퇴직금을 제시하며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KT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4일까지 자회사 전출 신청과 특별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있다. 노사 협의를 통해 특별 희망퇴직 시행에 최종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특별 희망퇴직금은 기존 3억3000만원에서 1억원 오른 4억3000만원으로 대폭 상향됐다. 15년 이상 근속자의 경우 최대 7억원의 퇴직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부진으로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 엔씨소프트도 2012년 이후 12년 만에 희망퇴직자를 모집한다. 이번 희망퇴직은 게임 개발·운영 조직에 소속된 상당수 직원을 대상으로 한 권고사직과 함께 진행된다.
근속 기간에 따라 최소 20개월에서 최대 30개월 치의 위로금을 지급하며, 3년 이상 근속자는 직군별로 평균 1억~3억원의 위로금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도 지난 9월 퇴직 지원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 위로금을 기존 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 대폭 상향한 3억원으로 책정했다.
25년 이상 근속한 50~56세 직원의 경우 퇴직금을 포함해 최대 4억원을 받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희망퇴직 위로금이 전례 없는 최대 규모라고 평가하고 있다.
ICT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과 AI 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라며 “고임금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신사업 투자 여력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파격적인 퇴직금 액수에 업계 직원들 사이에서는 “퇴직한 뒤 놀다가 취업해도 되겠다”, “이 정도면 그만두는 게 이득”이라는 등의 반응이 나오면서 기업들의 희망퇴직 최종 신청자 수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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