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회의 부의장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속적으로 관여할 시 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이른바 '레드라인'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과 러시아 깊은 곳을 타격할 장거리 무기 사용 허용을 거론하기도 했다.
2일(현지시각) 스카이뉴스와 뉴스위크 등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러시아 국영 R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러시아가 결코 어떤 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메데베데프 부의장은 우크라이나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시키는 것은 세계대전을 선택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100세를 일기로 별세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을 언급하며 "키신저는 죽기 직전, 마치 약간의 후회를 느낀 듯이 '이제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나토에 가입시키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키신저는 이 부분에서 실수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사전 결정은 없다. 왜냐하면 어떤 약속과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가능성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지는 여전히 꽤 분명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메데베데프 부의장은 이 같은 엄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근거로 최근 추진 중인 자국 핵 교리(독트린) 변경을 거론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서방에 러시아 깊은 곳을 타격할 장거리 무기 사용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하자, 핵무기 사용 기준을 크게 완화하려 하고 있다.
러시아가 추진 중인 핵 교리 개정안은 핵무기 비(非)보유국까지 공격 대상을 열어두고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맹방 벨라루스에 러시아 핵우산을 확장한 것도 특징이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3차 세계대전을 피하기 위해선 이 같은 러시아의 핵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까지 미국 등 서방 국가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무기를 지원하면서도 그 사용 범위를 우크라이나 국경 안이나 국경 일대 일부 지역으로 제한하고 있다. 핵무기를 보유한 러시아의 대응과 확전을 경계해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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