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比 9월 4개 손보 손해율 4.6%P ↑
2024년 겨울 폭설도 예고… 적자 보전 비상
삼성화재, 앱과 연계… 안전운전 땐 할인
DB·AXA 손보 등도 할인 특약 강화
캐롯손보, 단기보장으로 고객 부담 낮춰
KB손보 변호사 선임비 보장 등 눈길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손해보험업계가 안전운전을 위한 각종 ‘할인 특약’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안전운전자에게 주는 할인 혜택을 통해 우량 고객을 모으면서 손해율도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행락철 교통량 증가와 함께 다가오는 겨울철 폭설로 인한 교통사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차보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보험업계의 할인 경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손해율 급증에 ‘안전운전’ 혜택 더한다
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6%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월(82.0%) 대비 4.6%포인트 급등한 수치로, 통상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80%가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진다.
특히 날씨에 따른 사고 증가로 하반기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손보업계는 적자를 면하기 위한 할인 특약 출시에 분주하다.
안전운전 할인 특약이 대표적이다.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차량에 장착된 단말기를 통해 과속·급감속·야간주행 등 운전자의 주행습관을 분석하고 보험사별로 일정 기준의 안전점수와 주행거리를 충족하면 자동차보험료를 할인해주는 특약이다. 자동차 운전자의 특성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해주기 때문에 사용량 기반 보험을 뜻하는 ‘UBI(Usage-Based Insurance) 특약’이라고도 불린다.
먼저 삼성화재는 ‘티맵 착한운전 할인특약’을 통해 보험료를 할인하고 있다. 티맵 앱을 통해 책정된 안전운전점수가 76점 이상인 경우 최대 19.7%, 91점 이상인 경우 최대 24.7%의 할인율을 제공한다. 최근 6개월 이내 티맵 앱을 이용하여 500㎞ 이상 주행해야 하며,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자만 해당한다.
DB손해보험도 ‘네이버지도 안전운전특약’을 통해 최저 5.7%에서 최대 22.4%까지 자동차보험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지도 앱을 통해 책정된 안전운전점수가 71점 이상일 때 할인이 적용된다. 이와 함께 ‘티맵·카카오내비 안전운전 특약’도 판매, 안전운전점수 61점 이상 시 최저 0.8%에서 최대 18.3%까지 절감할 수 있다.
AXA손해보험은 최근 커넥티드카 소유주가 가입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안전운전 할인특약’의 할인율을 18.4%로 강화했다. 커넥티드카는 무선랜 등을 이용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차량이다. 이 특약에 따라 주행거리를 충족하면서 안전운전 점수가 70점 이상이면 해당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커넥티드카 차량 운행자가 아니라면 ‘티맵 안전운전 할인특약’으로 안전운전 점수 80점 이상을 기록했을 때 8.5%의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현대해상은 ‘스마트 안전운전 할인특약’을 통해 9∼18%, KB손해보험도 ‘티맵 안전운전특약’으로 자동차보험료를 16.7∼22.1%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예기치 못한 사고 대비 ‘운전자보험’도 확대
운전자 본인에 대한 피해를 보장받을 수 있는 운전자보험도 다양해지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교통사고 발생 시 타인(피해자)과 차량에 대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필수 보험이지만 운전자보험은 사고로 인한 법적 비용과 벌금 등 운전자가 입을 수 있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선택 보험이다.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캐롯손해보험은 3년 이내 단기 일반보험 형태의 운전자보험을 제공한다. 가입 기간이 짧기 때문에 교통법규 개정 등에 따른 대비가 수월하다. 불필요한 보장을 줄여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도 낮췄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운전자보험은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해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싱크를 활용해 이름, 성별, 주민등록번호 등 번거로운 정보 입력 절차 없이 클릭 몇 번으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1∼3년에서 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는 단기 일반보험으로, 사용자가 보험 기간부터 보장까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개인 운전 경력이나 습관 등에 따라 필요한 보장만 골라 합리적인 금액으로 보험을 설계할 수 있다. 형사합의비용 2억원, 자기부상치료비(14급) 30만원 등 보장을 최대로 선택해 가입해도 보험료는 1만원을 넘지 않는다.
캐롯손해보험 투게더운전자보험은 티맵 안전운전점수와 연계해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운전자는 가입 직전 6개월 이내 안전운전 점수에 따라 3.5∼9%의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상품은 보장에 따라 슈퍼라이트, 라이트, 스탠다드, 프리미엄 등 4가지를 제공한다. 최소 보장인 슈퍼라이트 플랜으로 3년 가입만기, 월납으로 가입 시 월 보험료는 여성 2677원, 남성 2895원이다.
기존 보험사들도 다양한 운전자보험 혜택을 내놓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최근 변호사 선임비용과 관련한 보장을 강화한 ‘KB 플러스 운전자상해보험’을 개정 출시했다. 자동차 급발진 의심사고 발생 시 변호사 선임비용을 보장하는 ‘급발진사고 변호사 선임비용’과 재판 단계별 변호사 선임비용을 보장하는 ‘심급별 변호사 선임비용’을 업계 최초로 신설했다. ‘급발진사고 변호사 선임비용’의 경우 보험금은 1심에 한해 변호사 선임 착수금의 80%를 최대 500만원 한도로 실비 지급한다. 민사소송에 대한 법률 비용까지 보장해 기존 보장공백을 해소했다.
DB손해보험은 특약에서 하차 후 발생한 교통사고를 보장하고 있다. 주정차 후 하차한 상태에서 차량이 움직이면서 발생한 사고나 하차한 직후 주행하는 다른 차량과의 충돌로 발생한 사고 등 자동차 비탑승 시 사고까지 보장 영역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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