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금리 엇박자… 예금 금리 내리고 대출은 올리고

기준금리 인하에 수신금리 잇따라 낮춰
당국 가계대출 죄기에 대출금리는 인상
은행권 예대금리차 두 달 연속 상승곡선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은행권 예금·대출 금리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대출 금리는 오르는 반면,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예금금리는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3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연 3.35∼3.55% 수준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다음 날인 지난달 12일(3.55∼3.80%)과 비교하면 3주 만에 하단이 0.20%포인트, 상단이 0.25%포인트 낮아졌다.

주요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최근 예·적금 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지난달 23일 거치식 예금 5종 금리를 0.25∼0.4%포인트 낮춘 농협은행을 비롯해 우리은행도 지난달 23일과 지난 1일 적금 상품 금리를 0.2%포인트씩 내렸다. 하나은행 역시 지난 1일부터 수신상품 11종의 기본금리를 0.05∼0.25%포인트 낮췄다.

반면 대출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 1일 기준 연 4.160∼5.860%로 집계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달 11일(연 3.880∼5.880%)과 비교하면 3주 만에 하단이 0.280%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예금금리는 떨어지는 반면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권의 마진(이익)인 예대금리차는 두 달째 상승 중이다.

이날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된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9월 5대 은행에서 실제로 취급된 정책서민금융(햇살론뱅크·햇살론15·안전망 대출 등) 제외 가계대출의 예대금리차는 0.43∼1.05%포인트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예대금리차 추이를 보면 5대 은행 가운데 NH농협을 빼고는 모두 8월과 9월 두 달 연속 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금리는 떨어졌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계속되면서 10월 예대금리차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미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