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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페이커… T1, 롤드컵 사상 첫 ‘V5’

입력 : 2024-11-03 21:26:30 수정 : 2024-11-03 21: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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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대회 ‘새역사’

결승서 중국 BLG 꺾고 ‘2연패’
페이커, 위기 상황서 맹활약
“우승했지만 아쉬운 장면 있어
다음 시즌엔 찝찝함 날릴 것”
‘20년 지원’ 최태원 회장 축전

페이커(이상혁)가 왜 ‘역사상 가장 위대한 e스포츠 선수’인지를 보여줬다. 페이커가 맹활약한 디펜딩 챔피언 T1이 2년 연속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월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승리로 T1과 페이커는 세계 최고 권위 e스포츠 대회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5승을 달성하는 기쁨을 맛봤다.

T1은 3일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2024 월즈 결승전에서 중국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세트 스코어 3-2로 누르고 정상에 올라섰다. T1은 첫 세트를 내준 뒤 2세트를 가져왔지만 3세트 BLG의 빠른 경기에 흔들렸다. 세트스코어 1-2로 패배 위기에 몰린 T1에는 페이커가 있었다. 페이커는 4세트 혼자 팀을 이끌며 2-2를 만들었다. 특히 페이커는 상대 원딜을 잡아내며 분위기를 달궜고, 무모할 정도로 과감하게 적진으로 홀로 달려들어 승리를 쟁취해 현장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기세를 탄 T1은 마지막 세트에서 BLG를 물리치며 우승을 따냈다. 승리 직후 페이커가 헤드폰을 벗어던지며 포효할 정도로 극적인 경기였다.

페이커(이상혁·오른쪽)가 3일 영국 런던 O2아레나에서 열린 2024 리그오브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소환사의 컵’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T1은 SK텔레콤T1이던 시절 2013 월즈 첫 우승을 시작으로 2015, 2016년 사상 첫 2연패를 달성했다. 2023 월즈에도 정상에 오른 T1은 이번 대회에서도 ‘소환사의 컵’을 들어올리며 다시 한번 2연패를 달성했다. 2연패를 달성한 팀도, 5승을 이룬 팀도 T1이 유일하다. T1은 또 2011년 월즈가 처음으로 열린 이후 동일 멤버인 △제우스(최우제) △오너(문현준) △페이커 △구마유시(이민형) △케리아(류민석)로 2회 연속 우승하는 진기록을 만들어냈다. 페이커는 이번 대회에서 월즈 첫 500킬을 달성하는 한편 첫 2회 연속 결승 MVP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페이커는 4세트 승부수를 던질 수 있던 비결에 대해 “상황이 만들어졌을 때 순간적으로 행동한 것이 컸다”며 “팀원들 지원 속에 결정적인 순간과 자주 마주하다 보니 그런 타이밍이 잘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을 했지만 이 과정에서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며 “그런 찝찝함을 덜어내는 게 다음 시즌 목표”라고 웃었다.

최태원 SK 회장은 T1 선수단에 축전을 보내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축하했다. 최 회장은 “여러분이 보여준 패기와 팀워크가 저를 포함한 전 세계 팬들에게 큰 감동과 자부심을 줬다”며 “어려운 순간마다 서로를 믿고 헌신해 만들어낸 성과이기에 가치가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우승이 대한민국 e스포츠의 새로운 역사와 함께, 여러분의 큰 도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SK는 2004년 T1을 창단해 지난 20년간 지원해 왔다. SK텔레콤이 구단을 운영하다 2021년 SKT 인적분할 후 SK스퀘어 산하로 편입됐다. SK스퀘어와 SK텔레콤은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은 T1의 대회 우승을 축하한다”며 “앞으로도 T1이 글로벌 e스포츠 리딩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필재·이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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