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경기 76패.
한화가 2024시즌 프로야구에서 거둔 성적이다.
류현진과 안치홍을 영입하는데 242억원을 쓰고도 1년 전보다 고작 4번 덜 졌다. 냉정하게 외부영입에 실패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한화가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다시 노린다. 한화에 필요한 카드가 시장에 등장하지도 않았지만 한화는 또, 또, 아낌없이 지갑을 열 기세다.
한화가 올 시즌 FA 선수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 팀 선수 두명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이다. 한화 관계자는 “좋은 선수는 많을수록 좋은 법”이라며 “새 구장에서 치르는 첫 시즌인 만큼 좋은 결과가 필요하고, 모기업에서도 성적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약점으로 평가받는 외야에 눈에 띄는 매물이 없는 상황에서 한화가 또 내야수와 투수 영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시즌을 앞두고 한화는 오버페이라는 평가 속에 류현진과 안치홍을 영입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부상 우려로 팀을 구하지도 못한 채 돌아온 류현진에게 170억원을 쏟아부었고, 내야수 안치홍에게 72억원을 안겨줬다.
한화의 약점으로 꼽히는 외야에 대한 보강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한화는 리빌딩을 이유로 대형 외야수가 쏟아져 나왔을 땐 지갑을 닫아놓고 있다가 144경기 가운데 96패를 한 뒤에서야 채은성을 90억원에 영입했다. LG에서 외야 한쪽을 책임졌던 채은성은 한화에서 1루수로 자리잡았다. 다음 시즌 거액을 주고 영입한 2루수 안치홍은 채은성과 번갈아가며 1루와 지명타자를 오갔다. 한화가 두 시즌에 걸쳐 1루와 지명타자 보강에 162억원을 쓴 셈이다.
리빌딩을 외쳤던 이 시간 경험을 쌓던 선수들은 떠돌이가 됐다. 한화 주축으로 성장하던 김태연과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문현빈, 신인왕 경쟁을 펼치던 김인환은 모두 내야수였지만 팀 사정상 외야로 나가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가 3년 연속 FA 내야수 보강에 나서는 건 명백한 중복투자라는 평가다.
선발진은 약하지만 샐러리캡과 보상선수 출혈까지 감안하면서 영입해야하는지는 의문이다. 류현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냈지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고, 후반기에는 부진했던 문동주가 살아났다. 또 김민우가 복귀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태양 등 전천후로 활약할 선수도 준비됐다. 불펜도 마찬가지다. 지난시즌 한화는 불펜의 힘으로 버틴 팀이다.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599.2이닝을 불펜에서 책임졌고 평균자책점은 5.03으로 리그 5위였다. 중심에는 마무리 주현상이 있었고 박상원과 한승혁 등은 그 앞을 지켰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지명된 황준서와 김서현도 희망을 보여줬다. 다음 시즌에는 정우주 등도 가능성을 내비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한화에 FA투수를 영입하게 되면 이들에게 돌아갈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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