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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브로커에 의사들까지… 보험사기 일당 무더기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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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1-04 14:29:51 수정 : 2024-11-04 14: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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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구속·42명 불구속 입건

생명보험에 여러 건 가입한 뒤 병원으로부터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아 수십억원의 보험금을 타 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은 1회 진단으로 원인을 명확히 판단하기 힘든 뇌·심혈관 질환 분야에서 이뤄졌으며, 사기 행각에는 병원 직원 출신 보험설계사와 중간 브로커들뿐만 아니라 현직 의사들도 다수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경찰청사 전경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 등으로 보험사기 일당 46명을 검거해 이 중 범행을 주도한 보험설계사 A(40대)와 의사 B(30대) 등 4명을 구속하고 병원 사무장 등 나머지 4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A씨 등은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상담 등을 통해 모집한 피보험자들을 특정 질환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에 집중적으로 가입시킨 뒤 환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의사들과 짜고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는 수법으로 21개 보험사로부터 총 37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보험사가 심사 과정에서 중복 가입이나 질환을 의심해 재검진을 통보하거나 지급을 보류한 보험료(23억원)을 합하면 60억원에 달한다.

 

보험설계사인 A씨는 과거 병원에서 방사선사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뇌·신경 관련 질환의 경우 고액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데다 1회 진단만으로 원인을 쉽게 규명하기 어려운 점을 악용해 보험상담을 하거나 다른 설계사들이 모집한 피보험자들을 범행에 이용했다.

 

보험사기 관계도.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제공

그는 거액의 보험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이들을 유혹해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시킨 뒤 이들의 보험금 일부를 대납해주면서 자신이 관리하는 의사나 한의사, 사무장 등이 있는 병원으로 데려가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게 했다. 이를 보험사에 제출해 피보험자들이 받은 보험금은 1인당 최대 3억5000만원에 달했다.

 

관련 질환이 없는 피보험자들에게 허위로 진단서를 발급한 의사·한의사는 진단비와 의료급여 수급, 수령 보험금 분배 등을 통해 병원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허위 진단서를 발급한 병원은 총 6곳이며, 한 의사는 수십장의 허위 진단서를 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첩보를 입수한 뒤 다수 피의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전담수사팀을 통해 다각적으로 수사한 결과 브로커가 포함된 일당을 검거하게 됐다”며 “보험사기 범행은 비필수 의료 분야에 대한 과다한 보상으로 보험료 인상 등 사회적 폐해가 심각한 만큼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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