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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약발·단기 상승 피로감에 서울 아파트 매매 ‘뚝’

입력 : 2024-11-05 06:00:00 수정 : 2024-11-05 00: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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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자·매도자 모두 관망세로

9월 거래량 2978건… 전월 반토막
7월 9044건과 비교하면 3분의 1
대출 문턱 상향 이사철 특수 실종
매도자, 가격 상승 기대 매물 거둬
매매수급지수 ‘기준선’ 가까워져

제2금융권 가계 대출 조이기 동참
다주택자 주담대 중단 등 이어져

공급부족과 대출규제 지연 여파로 여름철 불이 붙었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정부의 ‘대출 조이기’에 점차 식어가고 있다. 7월 9000건이 넘었던 아파트 거래량이 9월에는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짙어진 가운데 시중은행에 이어 2금융권도 대출 문턱 높이기에 나서면서 당분간 시장 둔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뉴시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2978건으로, 전월(6348건)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시장이 차츰 살아나면서 7월 9044건까지 기록했으나 8월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10월 거래량은 이날 기준 2146건으로, 아직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 남아있지만 7∼8월 당시 거래량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거래가 주춤해진 데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상 가을 이사철에는 거래가 더 활발해지지만 9월부터 본격화한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로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는 위축됐다. 반면 매도자들은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과 향후 아파트 공급부족 등으로 아직 가격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보면서 양측 모두 섣불리 계약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부동산R114는 최근 보고서에서 “집값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대출규제 강화로 매수 동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상승한 매도 호가가 조정되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가 계약이 쉽게 성사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팽팽한 줄다리기 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은 매매수급지수 추이에서도 엿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6으로, 전주(101.0) 대비 0.4포인트 하락하며 기준선(100)에 더 가까워졌다.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며, 100 이하로 떨어질수록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 지수는 8월 둘째 주 104.8까지 올랐으나 이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 체결이 뜸해지면서 시장에 매물은 점점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510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8만2751건)보다 2.8% 늘어난 수치다.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에 2금융권도 가계대출 억제 조치에 들어가면서 시장 관망세는 더 짙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금융권은 우선 다주택자에 대한 가계대출을 조이고 향후 추가 조치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5일부터 수도권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한다.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도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제한한다. 또 신규 중도금 대출은 중앙회에서 사전 검토한다.

 

신협은 6일부터 다주택자가 신협 이외 금융기관에서 수도권 소재 주택을 담보로 받은 대출에 대해서는 대환대출 취급을 중단한다. 아울러 다주택자의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를 기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연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진 집값 상승 피로감 누적으로 주택 매매거래 월별 총량은 7월을 정점으로 이미 8월부터 주춤한 상태인데,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김수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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