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자신들이 확보한 명태균씨 녹취록을 연일 공개하는 가운데 녹취록에 언급된 당사자들의 반발도 잇따르고 있다. 명씨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8일 검찰에 출석 예정인 만큼 민주당의 녹취록 공개도 이어질 경우 이를 둘러싼 논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5일 공개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내가 윤상현이 제일 친한 함성득이 한테 내가 시켰지”라고 말했다. 명씨는 그러면서 “함성득이 내 보고는 미륵보살이라 하니까. 미륵보살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서울 사람들은 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너를 경쟁 상대로 생각할 수도 없고”라며 “너를 그냥 부처로 생각한다 이렇게 본다니까”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021년 8월 15일경 명씨가 지인과 대화한 내용이라며, 윤상현 의원에 대한 인사 청탁 정황이 담겼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을 윤석열 당시 대통령 예비후보 캠프에 합류하게 해달라고 윤 대통령 부부 지인인 함성득 교수에게 부탁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녹취록에도 함 교수, 윤 의원이 등장한다. 민주당이 최근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2022년 4월 하순 명씨와 지인 A씨가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과 관련해 대화하면서 A씨가 명씨에게 “사모님은 윤상현 의원한테 전화했지”라고 묻자, 명씨는 “예”라고 답했다. 명씨가 이어 “나중에 저녁에 함성득이 가서 막 난리 치겠지. 자기 친구니까”라고 말하자 A씨는 “함성득 교수도 어찌 보면 뒷북 맞은 거지”라고 말했다.
녹취록에 등장한 두 사람은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함 교수는 6일 “황당하기 짝이 없다. 나는 미륵보살이 어디에 쓰이는 단어인지도 모른다. 그런 말이 어디서 나왔는 지 전혀 모르겠다”면서 “나는 명태균을 ‘태균아’ 라고 부른다. 나이가 한참 차이 나서 그렇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근거없는 이야기로 황당할 따름”이라며 “일방의 주장이 사실인양 전달되는 일은 없아야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명씨 관련 여론조사 보고서가 윤석열 캠프에 공유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관련 언론사와 기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이 의원은 “명씨도 모르고, 명씨가 운영했다는 미래한국연구소라는 단체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경남 지역 등을 근거로 ‘정치브로커’로 활동하며 인맥을 넓혀온 명씨가 자신의 실적 등을 과시하며 활동해온 점으로 미뤄 이와 유사한 녹취 내용은 계속 나올 가능성이 크다. 명씨는 지인과의 통화에서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했는 지 다 모른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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