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씨(28)가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의 도움으로 1년 넘게 단약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전씨는 지난 6일 서울 강동구 오륜교회에서 열린 2024 다니엘기도회에 참석해 연사로 나선 남 전 지사의 소개를 받아 강단에 올랐다.
남 전 지사는 “말썽쟁이 우리 첫째 아들은 전과 3범”이라며 “군대에 있을 때 후임병을 폭행했고, 제가 도지사 시절 마약을 하다 걸렸다. 최근 마약으로 또다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거의 갈 데까지 갔다”고 운을 뗐다.
남 전 지사의 장남 남모씨는 지난해 3월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필로폰을 투약했다가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으나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난 틈을 타 또다시 필로폰을 투약해 결국 구속됐다. 이후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남 전 지사는 “아들을 신고하는 게 쉬울 줄 알았지만, 부모의 마음으로 쉽지 않았다”면서도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신고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남 전 지사는 신고자 조서에 아들이 구속되게 해달라고 적었다고도 부연했다.
정계를 은퇴한 남 전 지사는 아들의 마약 투약 사건을 계기로 현재 마약 예방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3월에는 마약예방치유단체 ‘은구’(NGU·Never Give up)를 출범해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이날 남 전 지사는 “제 아들도 남경필 아들이라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아마 제 아들보다 만 배쯤 넘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사람이 있다.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라며 전씨를 소개했다.
박수를 받으며 강단에 오른 전씨는 “(제가) 정말 큰 문제아인데, 너무나 많은 은혜를 받아서 2년 가까이 단약(마약 투여 중단)을 지키고 있다”며 “혼자서는 절대 하지 못했을 것이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품어주고 인내해 주신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남경필 대표님이 아버지같이 신경 써주고 사랑을 많이 베풀어 주셨다. 도움과 사랑을 준 덕분에 회복할 수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남 전 지사는 “단약한 지 이제 1년 반 정도 됐다. 끊은 게 아니다. 언제 또 넘어질지 모른다. 넘어지지 않도록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작이다. 제 아들 녀석도 이제 막 한 걸음 뗀 거고,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라고 강조했다.
앞서 전씨는 자신의 마약 투약 사실을 직접 고백한 뒤 재판을 받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현재 마약 중독 예방 활동에 참여하며 관련 행사를 통해 근황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답콕(대학을 위한 마약 및 중독 예방센터·DAPCOC)이 서울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진행한 마약 중독 예방 캠페인에 참여해 부스에서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나는 마약을 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서약서 서명 운동을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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