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의 사망·실종자를 낸 제주 비양도 해상 135금성호 침몰사고의 원인이 평소 보다 많았던 어획량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9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35금성호 생존 선원들은 전날 해경 조사에서 평소 보다 어획량이 3~5배 많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선적인 135금성호는 대형 그물을 둘러쳐 주로 고등어떼를 잡는 선망어업 선단의 본선이다. 보통 선단은 고기를 잡는 본선 1척과 불빛을 밝혀 고기떼를 모으는 등선 2척, 잡은 고기를 위판장으로 옮기는 운반선 3척으로 구성된다.
생존 선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이번 사고는 135금성호가 운반선에 200t 정도의 어획물을 먼저 옮긴 뒤 다음 운반선을 기다리던 중 그물이 묶여 있던 선체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면서 벌어졌다.
김대철 제주해양경찰서 수사과장은 이날 중간수사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유의미한 것은 모든 생존 선원들이 ‘평소 보다 어획량이 많았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라며 “평소 보다 많았던 어획량이 금성호의 복원력 상실에 어떤 원인이 됐는지를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박 인양 후 어선의 구조적 결함도 봐야 한다”면서 “해당 배는 같은 사고가 없었지만 많은 어획량으로 인한 침몰, 전복 사고는 종종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선체 오른쪽에 묶여 있던 그물 안에 어느 정도의 고기떼가 남아 있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해경은 생존 선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평소의 3~5배 수준의 어획량이 담겨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상태다.
해경은 이날 135금성호 선단 관계자, 대형선망어업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추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제주어선안전조업국 시스템상 135금성호의 위치 신호가 사라진 때는 전날 오전 4시12분이다. 이후 19분 뒤인 오전 4시31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135금성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다른 선단 어선의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사고 직후 주변에 있던 같은 선단 어선 2척이 135금성호 선원 27명 중 15명(한국인 6·인도네시아인 9)을 구조했지만 이 가운데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던 한국인 A씨(57)와 B씨(54)는 당일 숨졌다. 다른 선원들은 건강상태가 양호하다.
선장 C씨(59) 등 나머지 선원 12명(한국인 10·인도네시아인 2)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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