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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다! 성수!” 줄 서서 마셨던 물, 알고보니 ‘에어컨 응축수’

입력 : 2024-11-10 05:34:05 수정 : 2024-11-10 05: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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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 ‘성수’로 알려져 수많은 신도들이 마셨던 물이 에어컨에서 나오는 응축수에 불과했다는 황당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4일(현지시각) 인도 더이코노믹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브린다반 지역 ‘반케 비파리 만디르’ 사원의 코끼리 조각상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에어컨 응축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2024년 11월 5일 힌두교 사원 성수의 정체가 에어컨 응축수였다는 내용의 영상이 보도됐다. X 옛 트위터 캡처

이 물은 벽에 붙어있는 코끼리 장식의 입 부분에서 흘러 나온다. 물을 마신 사람들은 그 액체를 ‘차란 암릿’이라고 믿었다. ‘차란 암릿’은 힌두교의 주신 비슈누의 8번째 화신인 크리슈나의 발에서 나오는 성수를 말한다. 이 때문에 많은 신도들이 줄을 서서 이 물을 컵에 받아 마셨다. 물을 자신의 머리에 뿌리고 몸에 바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이 성수의 정체가 사원의 에어컨에서 나오는 응축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원 측은 신도들의 건강을 생각해 “이 물을 마시지 말라”고 해명문을 발표했다. 에어컨 응축수에는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자생하고 있어 마실 경우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신도들이 벽에 달린 코끼리 장식에서 떨어지는 물을 '성수'라고 생각하고 이를 받아 마시거나 몸에 바르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사원 세바크(사제)인 디네쉬 고스와미는 “우리는 사람들의 신앙심을 존중하지만, 그들에게 반드시 사실을 알려야만 한다”며 “그들이 ‘차란 암리트’(신의 발에서 나오는 성수)라고 믿는 건 에어컨에서 흘러나온 물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원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신도들이 계속 이 물을 받아 마시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인도 우체국이 힌두교에서 성스러운 강으로 불리는 인도 북부의 갠지스강물을 페트병에 담아 배달하는 사업을 시작해 논란이 됐다.

 

신도들이 벽에 달린 코끼리 장식에서 떨어지는 물을 '성수'라고 생각하고 이를 받아 마시거나 몸에 바르고 있다. 엑스(X·옛 트위터)

힌두교에선 이 강을 신성시 해 ‘마더 갠지스(Mother Ganges)’라 부르고 숭배하지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오염돼 있다. 각종 공업 쓰레기가 흘러들어오는 데다 인도 사람들이 강가에서 매일 시체를 태우기 때문에 여기서 발생하는 재 등이 섞여 마실 수 없다.

 

종교계 관계자는 “힌두교 신자들은 강가에서 목욕을 하고 성수를 마시는 일이 가장 축복 받은 일이며, 죄를 씻고 극락왕생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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