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무하고도 통화를 못한다”
가수 아이유가 과거 유튜브 채널 ‘이지금 [IU Official]’에서 ‘전화 공포증’를 고백했다. 아이유는 "엄마랑 통화해도 전화가 오면 조금 불편해질 정도로 통화하는 게 굉장히 힘들다"고 설명했다.
아이유만의 일이 아니다. 전화보다 문자 메시지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전화 통화를 불편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인공지능 AI가 전화를 대신 받아주는 서비스가 등장하거나, 구직자와 구인 기업이 서로 전화나 대면이 아닌 모바일 채팅으로 실시간 소통하는 서비스가 나온 것도 이 일환이다.
그렇다면 이 전화공포증, 이른바 ‘콜포비아‘는 정신과적 질환으로 볼 수 있을까. 전화공포증은 정신과 병을 진단하는 기준인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DSM)에 등재된 진단명은 아니다. 공식적으로 정신과적 병으로 볼 수는 없단 의미다. 하지만 증상이 과도하고 일상생활에 문제가 될 정도라면 사회적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사회불안장애‘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이준희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통화 내용이 평가받을 것에 대한 과도한 걱정, 통화할 때 실수하면 안 된다는 과도한 불안 등으로 인해 생긴다. 또 카톡, DM 등 문자 소통에 과도하게 익숙해져 대화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실제로 사회불안장애 환자 중 전화나 대화는 무서워하고 가족과 카톡으로만 대화하는 분도 계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방치할 경우 전화공포증의 기저에 있는 우울, 불안 등 정신과적 질환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적기에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이 교수는 “전화를 자주 하는 등 자극에 노출시키며 익숙해지는 ‘노출치료’ 방법, 과도한 걱정에 대해 불합리한 생각을 교정하는 ‘인지재구조화’ 치료, 그리고 불안을 감소시키는 ‘약물치료’등이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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