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시설 인근을 외국인이 드론을 이용해 촬영하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인이 국가정보원 건물을 촬영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는 가운데 앞서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항공모함을 찍었다가 체포된 중국인들도 호기심에 촬영했다고 밝혔다.
10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9일 중국 국적 A씨를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전날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서 사적 제194호인 헌인릉을 드론으로 찍다가 인근에 있는 국정원 건물도 촬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의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신분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부산에 입항한 미국 항공모함을 드론으로 촬영한 중국인 유학생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지난 6월25일 30∼40대 중국인 유학생 3명이 부산 남구 용호동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 인근 야산에서 드론을 띄워 정박 중인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10만t급)를 5분여간 촬영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유학생 신분인 중국인들은 호기심에 대형 항공모함을 드론으로 촬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불법 촬영한 영상을 유포하는 등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지만 보다 구체적인 촬영 이유를 조사하고 있다. 당시 루스벨트호는 한국, 미국, 일본 합동 군사훈련을 위해 입항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루스벨트 항공모함을 방문해 시찰하고 한미 장병들을 만나 격려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군사시설이 드론에 뚫리는 사건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버지니아 해안의 랭글리 공군기지 상공에는 지난해 12월6일부터 23일까지 17일 동안 정체 불명의 드론이 ‘침범’했다가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공군기지의 마크 켈리 장군 등은 비행대의 옥상에서 보통 일몰 후 45분에서 1시간 가량 머물다 되돌아가는 것을 목격했다. 이곳은 미국에서 국가 안보 시설이 가장 많이 밀집된 지역 중 하나다.
켈리 장군은 드론의 길이가 약 20피트(약 6m)로 시속 100마일(160㎞) 이상으로 날고 있으며 고도는 약 3000~4000피트(약 914m~1219m)라고 주장했다. 켈리 장군이 드론을 목격한 다음날 밤에도 12대 이상의 드론이 나타났지만 아마추어가 취미로 날리는 것인지, 적대 세력에 의한 것인지 파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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