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물 운반선으로 옮기다 사고
4명 사망·10명 실종… 수중수색 계획
제주 해상에서 27명이 타고 있던 고등어잡이 어선이 침몰해 4명이 숨지고, 10명이 실종돼 사흘째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제주해양경찰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4시31분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부산 선적인 129t급 대형선망 어선 135금성호가 침몰했다. 금성호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중 15명(한국인 6명, 인도네시아인 9명)은 인근 선박에 의해 구조됐으나 12명은 실종됐다. 구조된 이들 중 한국인 A(57)씨와 B(54)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전날 오후 9시쯤 해군 광양함이 원격 조종 수중 로봇(ROV)으로 수중 수색하던 중 해저 92m에 가라앉아 있는 선체 주변에서 한국인 선원 C(64)씨의 시신을 발견했고 이날 오후 3시50분쯤 또다른 시신 1구를 발견해 이번 사고 사망자는 4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10명으로 줄었다.
해경과 해군은 나머지 실종자 10명을 찾기 위해 함선 50척과 항공기 9대 등을 동원해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해경은 바닷속에 가라앉은 금성호 선체 주변에 실종자들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중 수색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OV 탐색 결과 선체는 뒤집히거나 기울어지지 않고 배 밑바닥이 해저에 똑바로 안착한 상태로 확인됐다. 선수 조타실부터 그물이 수면 쪽으로 연결된 상태라고 해경은 전했다.
금성호는 어획물을 운반선으로 옮겨 싣는 작업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선체가 전복되면서 침몰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 당시 조리장 등 2명은 선내에 있었고, 나머지 승선원 대부분은 갑판에서 어획물 이적 작업을 하고 있어서 구명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침몰 사고 당시 평소보다 많았던 어획량이 사고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구조된 금성호 선원들을 대상으로 한 해경 조사에선 “3∼5회에 잡을 양을 한번에 잡았다”는 등 평소보다 어획량이 많았다는 진술이 나왔다. 해경은 많은 어획량이 어선의 복원력 상실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금성호는 고등어 등을 잡아 우현 쪽에 그물을 모아둔 상태였고, 오른쪽으로 전복되면서 침몰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원들은 운반선에 1차로 어획물을 옮기고 나서 다음 운반선이 오기 전에 순간적으로 배가 뒤집혀 사고가 났다고 입을 모았다. 운반선에 1차로 옮긴 어획물이 1만 상자 정도라는 진술이 있었는데, 한 상자에 20㎏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첫 운반선이 싣고 간 양만 200t 정도로 추산된다.
부산시는 금성호 침몰 사고 피해자 가족 지원을 위해 공무원 12명을 사고 현장으로 급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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