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대책 1순위는 ‘주거지원’
대구에서 살고 있는 이모(29)씨는 아직 미혼이지만 언젠가 결혼은 할 생각이다. 또 결혼한 뒤에 아이도 가질 계획이다. 아직 자가 주택이 없고, 육아나 교육 등 경제적 어려움도 예상되지만 결혼을 해야 삶이 풍성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씨는 “아내와 여행 등 뭔가 함께 할 수 있고 동반자가 생기니까 결혼을 꼭 할 생각”이라면서 “혼자 있으면 외로울 것 같아서 주위에서도 결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52.5%로 응답자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비중(68.4%)도 2년 전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결혼 자금 부족’이 가장 컸고, 가장 효과적인 저출생 대책으로는 ‘주거지원’을 꼽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통계청은 1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사회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만9000표본 가구 내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3만6000명을 대상으로 올해 5월에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비중은 52.5%로 2년 전 조사와 비교해 2.5%포인트 늘었다. 결혼 의향은 남성(58.3%)이 여성(46.8%)보다 11.5%포인트 높았다. 미혼 남성의 경우 41.6%가 결혼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미혼여성은 26.0%에 그쳤다. 결혼을 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68.4%로 나타나 2년 전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출산에 긍정적인 비중 역시 남성(72.8%)이 여성(64.1%)보다 8.7%포인트 높았다. 이상적인 자녀 수는 2명(66.9%)을 꼽는 비중이 가장 높았고, 1명(19.2%), 3명(10.1%) 순이었다.
결혼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결혼자금이 부족해서’가 31.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출산과 양육이 부담돼서’(15.4%), ‘고용상태가 불안정해서’(12.9%) 순으로 나타났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책으로는 주거 지원이 33.4%로 가장 높았고, 이어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취업지원(20.8%),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 조성(14.0%)이 뒤를 이었다. 성별로 보면 미혼남녀 모두 저출생 해결책으로 주거지원을 꼽는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2순위로 미혼남성은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취업지원(27.1%)을, 미혼여성은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 조성(20.2%)을 꼽았다.
가사를 공평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68.9%로 2년 전보다 4.2%포인트 늘었지만 실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한다고 응답한 아내는 23.3%에 그쳤다.
결혼이나 결혼식 문화에 얽매이지 않는 성향도 짙어졌다.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67.4%로 2년 전보다 2.2%포인트 늘었다. 이 비중은 2014년 46.6%에 그쳤는데, 10년 새 2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중도 37.2%로 2년 전보다 2.5%포인트 늘었다. 아울러 우리 사회의 결혼 비용이나 의식 절차 등을 포함한 결혼식 문화에 대해 응답자의 76.9%는 ‘과도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2년 전보다 3.8%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가족·정부·사회가 함께 부모님의 노후를 돌봐야 한다’는 응답이 60.3%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족(18.2%), 부모님 스스로 해결(16.4%) 순이었다. 이 중 노후를 부모님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비중만 2년 전보다 3.8%포인트 증가한 반면 다른 견해는 모두 감소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