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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종건 방위사업청장 “드론·AI 등 4차산업 기술 기반한 무기 개발 단계로 도약”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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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1-12 20:58:04 수정 : 2024-11-12 22: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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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무기 준비 차원 R&D·기획 중요
국산무기 검증된 성능·생산 능력 강점
폴란드에 탄약·잠수함 수출 협력 가능

美, 조선역량 한계 우방과 협력 해소 추진
MRO 사업, 韓·美 방산협력 출발점 될 것
트럼프 행정부와 다각적 분야 논의 기대

軍 정찰위성 3∼5호기 2025년까지 쏠 것
‘KDDX’ 2024년 사업추진 방식 결정해야
국방 연구개발 시스템 ‘선택과 집중’을

한국 방위산업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군 수요를 충당하는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유럽과 아시아, 중동에 무기를 수출하면서 국가 경제성장에 힘을 보태는 산업으로 성장했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이 4일 경기 과천시 소재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방산수출과 방위산업 진흥 등의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비롯한 대형 무기체계를 해외에 수출한 한국은 새로운 단계의 도약을 요구받고 있다. 드론과 인공지능(AI) 등의 4차 산업혁명 기술에 기반한 무기를 개발하고 수출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4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행 무기획득 방식은 드론처럼 기술발전 속도가 빠른 장비를 만드는 데 적합하지 않다”며 제도 개선과 부품국산화 지원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출과 관련해선 폴란드에 탄약이나 잠수함을 판매하는 것에 대한 협력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석 청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2월 청장 취임 후 9개월이 됐다. 청장 업무를 수행하며 느낀 점은.

 

“현역 시절 합동참모본부에서 무기체계 소요기획을 하고 일선에서 운용되는 것을 봤다. 방위사업청에 와서 무기체계 획득사업을 하는데 쉽지 않다. 소요결정·획득·운용 관련 컨트롤타워가 있다면 효율적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청장으로서 원하는 것은 방위사업청이 해야 할 업무를 잘하는 것이다. 미래에 쓸 무기를 지금 준비하는 차원에서 연구개발(R&D)과 기획이 중요하다. 방위사업청 직원들이 소신껏 일할 여건을 만들고 전문성을 키우는 것에 관심을 갖고 추진할 것이다. 중소·벤처기업이 방위산업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도 하고, 방산수출을 위해 해외에도 더 나가고 방산업체와도 충분히 소통하려 한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2024.11.04./이재문 기자

―국산 무기가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강점이 있다면.

 

“성능이 검증됐다는 점이 크다. 전장에서 무기가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려면 검증을 해야 한다. 국산 무기는 국내외에서 시험을 거쳐 검증받은 게 많다. K-9 자주포는 인도 고산지대부터 핀란드 혹한까지 다양한 곳에서 잘 운용된다. 납품을 제때 하는 것도 경쟁력이다. 업체의 생산능력이 충분하다. 현지 생산이나 기술 이전을 통해 수출 대상국의 경제와 고용 증대를 돕는다. 범정부적 차원에서 수출을 지원하는 것도 장점이다. 수출 이슈는 방위사업청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한다. 관계 부처가 협업하면서 대응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조선업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미 방산협력 전망은.

 

“미국은 자국 조선역량의 한계를 우방국과 협력해 해소하겠다는 정책방향을 가지고 있다. 미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 양국 간 방산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좋은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미국 군수지원함 MRO를 우리 조선업체가 수주했고, 미 해군도 우리 함정건조와 정비능력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함정 MRO 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다른 방산 분야도 미국과 우리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 방산협력이 가능하다.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다각적인 방산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2024.11.04./이재문 기자

―방산수출 이슈 중 폴란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추가 수출 가능성은.

 

“지난해 폴란드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후속 계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4월 폴란드 방한단을 초청, 국산 무기 우수성을 적극 알렸다. 현재도 긴밀하게 협력하며 소통을 하고 있다. K-2 전차 추가 수출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탄약과 잠수함 수출도 이뤄질 수 있다. 탄약 중 대구경탄은 폴란드에 수출한 K-2 전차와 K-9 자주포에 쓰일 포탄 외에도 유럽의 부족한 탄약 수요를 겨냥해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것에 대한 협력도 가능하다. 잠수함 사업은 유럽 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수출이 성사되도록 방위사업청 차원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폴란드에 수출한 FA-50 관련해 현지에서 논란이 있었다. 해결책은.

 

“지난해 12월 폴란드에 인도된 FA-50GF 12대 수리부속 반입이 통관문제로 제한되어 가동률 저하 문제가 있었다. 현재는 가동률을 75%에서 92%로 높였다. FA-50에 탑재하는 항공무장 문제도 지원하고 있다. ‘FA-50 도입 과정에서 무장확보가 미진했다’는 폴란드 내 비판을 고려해 폴란드의 무장 구매를 방위사업청 차원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2024.11.04./이재문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새로운 기술과 전술이 많이 등장했다. 우리 군이 보완할 부분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무인기(드론)의 위력이 입증됐다. 지상군은 산 너머를 보기 어렵지만, 무인기로 정찰과 타격을 할 수 있다. 이젠 통신중계나 전자전 등으로 용도가 다양해지고 있어 무인기 수요가 늘 것이다. 지금은 초기 단계지만 유·무인복합체계에 의한 전쟁 기술은 전장에서 상당히 효과적일 수 있다. 헬기가 비행할 때 무인기 여러 대가 함께 비행하면 전장인식 및 타격 능력이 강해진다. 현재의 무기획득체계는 드론처럼 기술발전 속도가 빠른 장비를 만드는 데 적합하지 않다. 드론, 로봇 등은 신속하게 전력화를 추진하면서, 경직된 시험평가 판정제도를 개선하는 등의 제도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군에서 쓰는 드론이나 폐쇄회로(CC)TV에 중국산이 있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근본적 원인은 무인기 산업생태계가 견고하지 않은 것에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6개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가격 중심 경쟁을 하고 있다. 중국이 기술·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드론 주요부품 시장을 장악한 상황이지만 범부처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국내 드론 업체 역량 강화를 위해 부품 국산화 투자, 드론전문기업 지정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도울 예정이다. 국산 제품을 꼭 써야 하는 주요부품을 사전에 식별하고 국산 사용 의무를 제안요청서에 명시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2024.11.04./이재문 기자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우주전력 강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주전력 증강 계획은.

 

“4월 군 정찰위성 2호기 발사에 성공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늘고 있다. 군 정찰위성 3호기는 다음 달, 4·5호기는 내년에 쏘아 올릴 예정이다. 2022년 착수한 초소형위성체계는 2030년까지 다수의 위성을 순차적으로 발사한다. 유사시 신속한 통신이 이뤄지도록 도와줄 군 위성통신체계(ANASIS)-Ⅲ 사업은 지난달 선행연구가 끝났다. 2031년부터는 군사위성 발사 수요가 매년 수십 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국방 전용 우주발사장을 확보할 것이다.”

 

―한국형차기구축함(KDDX) 사업을 놓고 논란이 많다.

 

“KDDX는 중요한 해양안보 전력이지만, 업체 간 과열 경쟁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계획상으론 올해 사업추진방식을 결정해야 전력화 시기를 맞출 수 있다. 함정 전력화는 기본설계 이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하고 후속함을 만든다. 기본설계가 끝나서 상세설계단계로 가야 하는데 이걸 누가 하느냐가 문제다. 현재 방산업체 지정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했고 검토단계에 있다. 전력화 시기를 맞추지 못하면 해군 작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연내 사업추진 방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가까운 시일 내 결정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규정에 정한 절차에 따라 국내 경제와 안보, 수출 등을 고려해 투명하게 결정할 것이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2024.11.04./이재문 기자

―국방 연구개발(R&D)을 국방부가 주도하는 방향으로 개편 논의가 되고 있다. 방위사업청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국방 연구개발을 위해선 시스템 개편 논의가 필요하다. 국방부는 국방 연구개발 범위를 무기체계에서 전력운영 분야까지, 획득 외에 소요기획까지 포함하도록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방부와 함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조직 축소가 아닌 여건 변화에 따른 ‘선택과 집중’이다. 방위사업청은 더 좋은 무기를 개발하고 방위산업을 진흥하며 수출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K방산수출에 어려움이 있다면.

 

“방산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업추진 방법 등 정부의 의사결정에 대한 법적인 논쟁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법적 논쟁으로 사업이 지연되면 방산업체도 군도 피해를 본다. 방위사업청은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최대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한 국민이 K방산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산업 진흥과 수출 등을 도울 것이다. 전력증강 업무를 담당하는 방위사업청 직원들을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1967년 용인 출생 ●육군사관학교(45기) 졸업 ●국방대학원 운영분석 석사 ●합참 전략기획본부 전력기획부 전력1처장 ●육군 제35보병사단장 ●제2신속대응사단 창설준비단장 ●합참 전략기획본부 전력기획부장 ●방위사업청 청장


대담=이우승 외교안보부장, 정리=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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