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가 14일 재미를 위해 발행한 가상자산인 밈코인 ‘페페’를 상장했다. 이 소식에 페페 가격은 한순간 3배 넘게 뛰었다. 일각에서는 거래소들이 프로젝트의 기술력을 중점으로 평가하기보다 투기적 수요에 맞춰 가상자산 상장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비트는 이날 오전 11시30분 페페를 상장했다. 페페 가격은 전날 0.018원대에서 상장 직후 0.062원으로 237% 급등했다가 오후 5시 현재 0.032원으로 내려갔다.
페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각종 패러디 대상이 된 개구리 캐릭터 ‘페페’(Pepe the frog·사진)를 소재로 한 가상자산으로, 특별한 기술력 없이 재미로 만든 밈코인이다.
과거 밈코인은 소형 거래소에서나 거래됐지만, 최근 대형 거래소도 앞다퉈 상장하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달에도 밈코인 ‘봉크’를 상장했다. 밈코인은 가격 단위가 작고 변동성이 높아 단기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좋다. 그만큼 투자에 주의를 요하는 종목이기도 하다.
밈코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선에 따른 가상자산 폭등세에 힘입어 국내에서 최대 거래대금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업비트에서 최대 거래대금을 기록한 가상자산은 도지코인으로 오후 2시 기준 일일 거래대금이 4조1880억원에 달했다. 비트코인 거래대금(1조3478억원)의 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블록체인 활용성을 주제로 한 ‘업비트D 콘퍼런스(UDC) 2024’를 열었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개회사에서 “블록체인은 더는 보이지 않는 기술이 아니다”라며 “통신업, 유통업,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와 마이클 케이시 DAIS(분산형 인공지능 협회) 협회장, 코인 발행사인 리플의 로스 에드워즈 상무이사, 서클의 얌키 찬 부사장 등 국내외 전문가들도 가상자산 활용성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행사 중 페페가 상장되자 유튜브로 생중계된 UDC 채팅방에는 “활용성을 얘기하면서 밈코인을 상장하다니” 등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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