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의 여파가 고용시장 찬바람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충격이 크다. 취업자 수는 큰 폭으로 줄고, 실업률은 증가했다. 구직활동도 취업준비도 하지 않고 쉬는 청년이 40만명에 달하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윤석열 정부 전반기 성과로 “역대 최고 청년 고용률”을 꼽는 등 현실과는 동떨어진 입장을 보이고 있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15∼29살 청년층 취업자는 18만2000명 감소했고, 고용률은 45.6%로 0.8%포인트 하락했다. 본격적으로 고용시장에 뛰어드는 20대 후반의 고용율도 72.2%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감소하며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반대로 실업률을 상승했다. 15∼29세 실업률은 5.5%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20대 실업자 수도 1만1000명 늘었다. 청년층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인구구조 변화가 1차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20대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인구감소 폭보다 취업자 수가 감소폭이 가파른데다 실업자 수는 증가하고 있는 ‘위험한’ 지표를 보이고 있다. 인구 감소 효과를 감안한 고용률 하락이 이 같은 상황을 잘 나타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쉬었음’ 청년 인구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 청년층이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달 ‘쉬었음’ 청년은 41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2000명(14.3%) 증가했다. 10월 기준으로 볼 때 코로나19 위기였던 2020년 이후 4년만에 최대치다.
그럼에도 정부 입장은 다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윤석열 정부 전반기 성과를 홍보했다. 기재부는 “지난 2년 반동안 위기 대응과 경제 운용의 정상궤도 복귀에 전력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역대 정권 최고의 청년 고용율을 달성했단 점도 앞세웠다. 10월 고용지표와 과련해서도 “고용 증가 속도가 조정받는 과정에서 청년 등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민간소비 여건 개선과 기저효가 등을 감안하면 11∼12월에는 고용 증가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정부가 성과로 발표한 ‘역대 최고 청년 고용률’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상황은 다르다. 20대 임금근로자 10명 중 4명은 비정규직으로 소위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 시간제 근로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20대 비정규직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찍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월 기준 20대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은 146만1000명으로, 전체(338만9000명)의 43.1%에 달한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 비중이다.
20대 비정규직의 증가는 고용 시장에서 신입보다 경력직, 정기 공채보다 수시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이 관련 경력을 쌓기 위해 이전보다 비정규직에 더 많이 뛰어드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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