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 사업성 부족 이유 포기
대전시, TF팀 꾸려 원점서 재검토
시민단체 “민생 외면… 사업중단을”
市 “대전도시公 사업 확정 땐 속도”
대전 보문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전망타워를 세우는 사업인 ‘보물산 프로젝트’가 결국 공영개발로 추진된다.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민간사업자가 손을 떼면서 수천억원의 혈세가 고스란히 투입될 전망이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보문산 케이블카·전망타워 조성사업을 전면 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는 12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보문산 케이블카와 전망타워 조성사업을 민자 유치사업으로 추진했으나 모두 불발됐다.
시는 지난 9월 말 보문산 케이블카 사업 우선대상협상자였던 계룡건설과의 협상을 종료했다. 계룡건설은 올해 1월 사업 공모에 홀로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사업자 지위를 포기했다. 계룡건설이 시에 제안한 케이블카 노선은 오월드∼보문산 대사지구 직선 3.3㎞, 10인승 케빈 60개, 정거장 2곳으로, 사업비는 786억원이었다. 케이블카 준공과 동시에 시에 기부채납하는 대신 최대 30년간 운영권을 갖는 조건이다.
그러나 운영 수익보다 ‘사업 담보 대출’(PF)에 따른 높은 이자로 사업성 부담이 커지면서 최종 손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는 연이은 민자공모 유찰로 전망타워 조성사업을 지난 6월부터 재정사업으로 방향을 튼 바 있다. 전망타워 사업비는 300억원이다.
시는 보문산 개발사업 민자유치가 모두 무산되자 시와 대전도시공사 관계자 30여명으로 구성된 ‘보물산 프로젝트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사업을 원점서 재검토하고 있다. 케이블카·전망타워 사업은 모두 대전도시공사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카 사업 노선은 민자가 제안한 직선 노선이 아닌 정거장을 3곳 이상으로 하는 곡선 노선을 살펴보고 있다. 전망타워 입지와 규모는 타당성 용역이 진행 중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027년까지 중구 보문산 일대에 150m 높이의 고층 전망타워와 케이블카, 워터파크, 숙박시설 등을 갖춘 체류형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보물산 프로젝트’를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민자사업 유치 실패에 따라 공영개발로 재추진되면서 준공 시점을 2030년으로 연기했다.
보문산에 개발사업은 18년째 공회전 중이다. 민선 4기부터 단체장 공약 사업으로 추진돼왔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민선 4기땐 전망타워·관광 모노레일 설치, 민선 5기엔 곤돌라·전망대·워터파크 조성, 민선 6기엔 스카이힐스타워·워터파크 조성, 민선7기 전망대 리뉴얼·워터파크·숙박시설 조성 등 관광시설 설치 내용을 골지로 하는 개발사업이 추진돼왔다. 그러나 재정여건과 사업성 부족, 환경단체 반발 등으로 이렇다할 진척은 없었다.
지역시민사회단체는 보문산 개발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지역환경단체 관계자는 “보물산프로젝트 민간사업자 공모가 실패로 끝났다는 것은 사업성이 없는 계획이었다는 것을 방증한다”면서 “대전시 누적 지방채가 2조원이 넘는 상황에서 1000억원이 넘는 사업을 대전도시공사에 사업 책임을 돌리고 시 재정까지 투입하는 건 민생 외면으로 직결된다”고 비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사업을 추진할 때 민간사업자와 공기업의 재원 조달 금리 등에서 차이가 있다보니 협상이 종료됐다”면서 “대전도시공사 사업으로 확정되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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