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을 받는 교수에 대한 학교의 조처가 미흡하다며 서울여대 학생들이 ‘래커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해당 교수가 명예 훼손 혐의로 일부 학생들을 고소하면서 시위는 더 격화되고 있다.
앞선 17일 서울 노원구에 있는 서울여대 50주년 기념관 등 캠퍼스 곳곳에는 “성범죄자 교수 OUT” “배움 위해 왔는데 성범죄가 웬 말이냐” “학교가 학생을 지켜야 학교지, 성범죄자를 지키면 학교냐” 등이 쓰인 포스트잇이 붙었다.
“학교는 학생의 분노를 들어라”, “서울여대는 학생을 보호하라” 등 학교를 규탄하는 플래카드도 곳곳에 붙었다.
학교는 작년 7월 인문대 소속 A 교수가 학생들을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9월 감봉 3개월 징계를 내렸다.
학생들은 징계가 가볍다며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피해자 보호 강화 등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여왔다.
이후 A 교수가 대자보 내용이 명예훼손이라며 지난달 경찰에 작성자를 고소하자 학생들의 시위가 본격화했다.
현재 A 교수는 강의를 녹화 강의로 돌리고 학교에는 나오지 않는 상태라고 전해졌다.
서울여대 총학생회 등은 학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학생들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서 앞에서 집회도 열 계획이다.
학교 측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이번 사태 해결 방안과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학내 공공 시설물을 훼손한 것에 대해선 규정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 측은 “본교 건물 등 전체 시설물을 포함한 본교 재산을 훼손하여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경우 관련 법령 및 본교 제 규정에 따라 이에 상응한 인적, 물적 등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여대는 “학생들과의 대화를 시도 중이며 학생들의 의사에 따라 해당 부착물 등에 대한 미화 작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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