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일시 등 中정부에 브리핑
배치 늦추려 시민단체에도 누설”
정의용·정경두 등 4명 檢 수사요청
‘문재인정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연 의혹’과 관련해 문 정부 당시 외교·안보 인사들이 한·미 군사작전을 시민단체와 중국 측에 유출했다고 판단한 감사원이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19일 파악됐다. 야당은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근거 없는 정치 보복”이라며 즉각 반발했고, 여권은 “주권국가로서의 자존심마저 포기한 부끄러운 행태”라며 공세를 폈다.
감사원이 지난달 말 대검에 수사 요청한 대상은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등 문 정부 당시 외교·안보 고위직 인사 4명으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과 직권 남용 혐의가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사드의 한국 정식 배치를 늦추기 위해 2급비밀에 해당하는 사드 포대의 미사일 교체 관련 한·미 군사작전을 시민단체에 유출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감사원은 이들이 중국과의 안정적인 외교 관계를 위해 주한 중국대사관 소속 국방 무관에게 사드 미사일 교체 작전명과 작전 일시·내용 등을 사전 설명한 사실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중국 측에 전달된 내용이 외교 관례상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내 前(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정부는 단언컨대 결단코 사드 배치를 의도적으로 지연한 적이 없다”며 “감사원의 정치보복 돌격대 노릇은 당장 그만두시기 바란다”고 반발했다. 문 정부는 사드 배치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사드를 정상운용했다는 입장이다. 당시 문 정부는 사드를 정식 배치하려면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는 등의 절차를 밟았다.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는 “중국몽, 사대주의라는 말로도 부족한, 외교 매국행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번 국가 기밀 사전보고 사태를 포함한 (문 정부의) 대중, 대북 굴종 외교에 대한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7월 전직 군 장성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공익감사를 청구하며 시작됐다. 이들은 2019년 12월 문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문 정부가 환경영향평가협의회 구성 지연, 전자파·저주파 소음 등 측정 결과 공개 기피 등의 방법으로 사드 정상운용을 지연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말 문 정부의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대통령비서실, 국방부, 외교부, 환경부 등 11개 기관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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