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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EP ‘이야기 보따리’로 돌아온 안예은 “잉어왕이 풀어주는 네 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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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1-22 09:23:59 수정 : 2024-11-22 09: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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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예은’하면 떠오르는 장르에서 벗어나려고 했어요. 담백하고 카페에서 틀을 수 있는 음악이죠. (제 음악은) 밥을 먹을 때나 커피 한잔할 때 노래가 나오기(어울리기) 어렵겠다고 생각을 많이 했죠. 이번에는 어디에서 흘러나와도 자연스러울만한 음악을 만들어보려고 했어요. 그렇게 2번부터 5번 트랙까지 만들어졌죠.”

 

싱어송라이터 안예은이 1년 9개월 만에 새로운 앨범으로 돌아왔다. 지난 21일 네 번째 EP ‘이야기 보따리’를 발표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잉어왕’을 포함해 ‘이내’, ‘그믐달’, ‘그 사랑은 내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곳은 아직 겨울이오’, ‘잉어왕 (Inst.)’ 등 총 6곡이 수록됐다. 안예은이 전곡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예은은 “편안한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었다”면서 “아무래도 타이틀성을 짙게 가진 친구(노래)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거기에는 내 색을 가미하고 중독성 있는 훅을 넣어 ‘잉어왕’까지 만들어 앨범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 대해 “잉어왕이 풀어주는 이야기 보따리”라고 설명한 안예은은 “잉어왕이 네 권의 이야기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2∼5번까지 트랙은 사람이 체념을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내’에서 어떠한 힘든 상황을 맞닥뜨린 시점, ‘그믐달’에서 슬픔에 취해보는 시점입니다. ‘그 사랑은 내 사랑이 아니었음을’에선 내 것 아니었으니까 놓아버리고 후련해지려고 했으나, ‘이곳은 아직 겨울이오’에서 조금 쓸쓸하기는 하네라는 과정이라고 보면 됩니다.”

 

타이틀곡 ‘잉어왕’에 대해선 “사람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인 것 같기도 한 캐릭터를 화자로 설정하는 걸 좋아한다”며 “마침 태몽이 판타지 소설 같아서 차용했다”고 말했다. 

 

‘잉어왕’은 일렉트로스윙 장르로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난 이야기꾼, 즉 잉어가 화자로 등장한다. 안예은의 아버지가 태몽으로 꾼 잉어에 캐릭터성을 부여하고, 흥겨운 사운드와 독특한 노랫말을 덧입혀 강한 중독성을 선사한다.

 

일렉트로스윙 장르를 채택한 것에 대해선 “내가 곡을 쓰고 가이드 파일을 만들어 편곡팀에게 전달했는데 일렉트로스윙 장르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해서 선택하게 됐다”며 “앞서 발표한 ‘출항’도 피아노 리듬을 살려달라고 편곡팀에 부탁했는데, 뭄바톤(하우스 음악과 레게톤을 혼합한 장르)를 선택해 줬다”고 말했다.

 

안예은은 특유의 창법과 멜로디로 국악의 K팝을 듣는 듯하게 만든다. 이는 안예은만의 매력이기도 하지만, 그가 스스로 말했듯이 한계점이 되기도 했다. 

 

“국악이나 판소리, 보컬을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이번에 2∼5번 트랙을 만들면서 이전과 같은 창법으로 하면 비슷한 느낌을 줄 것 같아서, 올해부터 전문적으로 배우고 있어요. 제 고유 목소리를 변화시키기보다 목을 다치지 않게 유지하면서 다른 소리도 낼 수 있게끔 지도를 받고 있죠.”

 

안예은은 다음달 15일 서울 백암아트홀에서 단독공연 ‘메리 오타쿠리스마스’를 개최한다. 2017년에 시작해 올해로 8번째다.

 

“저는 곡을 스스로 써서 부르는 사람이라 다른 가수의 곡을 부를 기회가 많이 없어요. 그래서 공연 때 신청곡을 받아서 불러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콘서트를 시작하게 됐어요. ‘오타쿠’라는 말이 들어간 것은 신청곡을 받았는데 대부분 애니메이션이나 J팝 등으로 돼 있었고, 심지어 그 노래를 제가 다 알고 있다는 것에 정체성을 ‘오타쿠’(마니아)로 가져간 겁니다.”

 

매회 부르는 노래가 다르다는 안예은은 “올해도 콘서트도 기대하셔도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콘셉트인지는 굳건히 함구했다.

 

“이번 앨범 재미있게 들어주시고, 각자의 그림을 이번에도 재미지게 그려보면서 각자의 해석을 재미지게 해주시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항상 건강하세요. 공연도 많이 와주세요.”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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