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깨물고 인적사항 안 밝혔다”…주취자에 주먹질한 경찰 ‘독직 폭행’ 피소

추석 연휴였던 지난 9월 16일 새벽 무임승차로 지구대로 연행된 남성 A씨가 경찰관에게 폭행당해 이가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었다며 독직폭행죄로 B경관을 고소했다. A씨는 공무집행방해와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G1 갈무리

택시 무임승차로 지구대에 오는 과정에서 경찰을 깨무는 등 폭력을 행사한 주취자를 무력 진압한 경찰이 독직폭행죄로 고소당했다.

22일 춘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월 16일 0시 58분쯤 춘천 한 지구대에서 A(64)씨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지구대에서 신원파악을 하려는 경찰에게 인적사항을 답하지 않았고, 체포 과정에서 경찰관을 깨무는 등 난동을 부렸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전날 밤 지구대 인근 술집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택시에 무임 승차한 일로 지구대에 왔다.

지구대 내부 폐쇄회로(CC)TV를 보면 B경감 등 경찰관 3명이 A씨를 데리고 들어와 소파에 앉게 한다. A씨가 수첩에 뭔가를 적는가 싶더니, 이내 경찰들과 격한 실랑이가 벌어진다.

그러자 경찰들이 수갑을 꺼내들고 A씨를 제압하기 시작한다. 경찰은 A씨 얼굴을 바닥에 메어꽂고 짓누르곤 두 차례 주먹을 휘둘렀다. 또 A씨의 한 쪽 다리를 꺾기도 했다.

A씨는 공무집행방해와 상해 혐의로 지난 19일 재판에 넘겨졌다.

이보다 앞선 지난 15일 A씨는 B경감 등 자신을 체포했던 경찰관 3명을 특정범죄가중법상 독직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A씨 측은 고소장에서 “B 경감 등은 A씨가 인적 사항을 적지 않자 함께 달려들어 A씨 양팔을 비틀고 목을 세게 잡아 밑으로 누른 뒤 손목에 수갑을 채웠고, 제압 이후에도 B 경감이 A씨 머리를 주먹으로 두 차례 때리며 목과 어깨, 등을 강하게 눌렀다”고 주장했다.

또 “억울함을 호소하자 목을 더 세게 누르며 이전부터 성치 않은 다리를 꺾어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B경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A씨가 신원확인 절차를 여러 차례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책상을 손으로 내려치거나 옷을 물기도 했다”며 “정당한 제압이 폭행으로 둔갑되는 것 같아 30년 경찰 생활이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고 이로 인한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고 밝혔다.

A씨 가족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A씨가 크게 부상을 입었을 뿐 아니라 가족들도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족에 따르면 A씨는 술을 마시다가 지갑과 휴대전화를 잃어버렸고, 술집 주인은 가족과 연락이 닿자 A씨를 택시를 태워 보냈다. 택시기사는 A씨가 요금을 내지 않자 인근 지구대로 데려 갔다.

A씨아들은 G1과의 인터뷰에서 “다치신 아버지 정신병원도 지금 다닌다. 잠을 못 주무시고 저도 잠을 못 자고 저희 형제들도 잠을 다 못 자고. 택시요금을 안 냈다고 경찰관이 이렇게 무력행사를(할 수 있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독직폭행은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특별공무원이 폭행 또는 가혹행위를 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로, 재판·검찰·경찰 등에 해당된다. 독직폭행이 성립되면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며, 상해를 입힌 경우에는 가중처벌 규정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