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시작한 KBO리그가 KIA의 한국시리즈 12번째 우승으로 막을 내리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까지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야구 시상식의 계절을 맞이한다. 이는 곧 올 시즌을 자신의 해로 만들어낸 KIA의 3년차 내야수 ‘김도영의 시간’이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그 시작은 KBO리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다. 김도영은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시상식에 참석해 생애 첫 정규리그 MVP에 도전한다.
MVP 후보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총 18명이다. KBO리그 규정상 부문별 타이틀 홀더와 우수한 성적을 올린 선수까지 총망라해 후보에 올린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김도영이다. 지난 시즌까지 부상으로 잠재력을 만개시키지 못했던 김도영은 역대 3년차 선수 중 누구보다 찬란한 시즌을 보냈다. 타율 0.347(3위)을 비롯해 38홈런(2위), 109타점(7위), 189안타(3위), 143득점(1위), 40도루(6위), 출루율 0.420(3위), 장타율 0.647(1위), OPS 1.067(1위) 등 타격 모든 지표에 걸쳐 자신의 이름을 꼬박꼬박 올렸다. 비록 토종 선수 최초의 40홈런-40도루 클럽 가입에는 실패했지만, 30홈런-30도루는 최연소 신기록이다. 아울러 143득점은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고 신기록이기도 하다.
수상자 명단에 ‘김도영’ 이름 석자가 적혀있는 것은 ‘명약관화’한 상황. 관심은 만장일치 MVP 수상이 가능할 것인가에 쏠린다.
미국 메이저리그만 봐도 만장일치 MVP가 종종 나오곤 한다. 당장 이번 시즌에 내셔널리그의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아메리칸리그의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동반으로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오타니는 2021년과 2023년에도 만장일치 MVP를 차지해 역대 최다 만장일치 MVP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KBO리그에서 만장일치 MVP 기록은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OB(현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불사조’ 박철순이 역대 최초이자 마지막 만장일치 정규리그 MVP로 남아있다.
김도영의 올 시즌 기록이 워낙 압도적인 데다 시즌 내내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를 불러모을 정도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만장일치 MVP는 결코 쉽지는 않다는 평가다. 2010년 도루를 뺀 나머지 타격 지표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타격 7관왕을 달성한 롯데 이대호조차 만장일치 MVP에는 실패했다. 가깝게는 2022년 타격 5관왕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만장일치 MVP는 아니었다. 박철순을 뺀 나머지 MVP 중 역대 최고 득표율은 2022년의 이정후로, 107표 중 104표를 받아 득표율 97.2%를 기록했다.다만 올 시즌 MVP 투표에서는 변수가 있다. 그간 익명성 뒤에 숨어 얼토당토 않은 사표가 많았던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국야구기자회가 이번 MVP, 신인왕 투표를 실명 투표로 바꿨다. 보도 상에는 각 언론사 기자들의 투표 현황이 공개되진 않지만, 회원사 내부에서는 공개하기로 했다. 이는 곧 장난기 혹은 무조건적인 연고지역 선수를 향한 투표를 방지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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