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한국인 선수끼리 만난 ‘코리안 더비’는 지난 2011년 이후 계보가 끊긴 상태였다. 그해 12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박지성과 스위스 바젤에서 뛰던 박주호가 격돌했고, 결과는 바젤이 2-1로 승리하며 맨유의 16강 진출을 막아섰다.
13년이 지나 UCL 무대에서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그 주인공은 ‘괴물 수비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와 ‘축구 천재’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축구 대표팀 수비와 공격의 핵심이 만난 경기서 김민재가 UCL 데뷔골인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승리를 가져왔다.
독일 분데스리가 ‘거함’ 바이에른 뮌헨은 27일(한국시간) 독일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CL 리그 페이즈 5차전 프랑스 ‘1강’ 파리 생제르맹(PSG)과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김민재는 이날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초반부터 철벽 수비를 자랑한 김민재는 팀의 승리를 이끄는 귀중한 선제 결승골까지 집어넣었다. 전반 38분 왼쪽에서 올라온 코너킥을 상대 골키퍼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문전에 있던 김민재가 흘러나온 공을 강력한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김민재의 UCL 데뷔골. 2021년 터키 페네르바체 유니폼을 입고 유럽에 진출한 김민재는 이탈리아 나폴리를 거쳐 지난 시즌부터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으나, UCL에서 공격포인트를 작성하지는 못했다. 올 시즌 리그에서만 1골을 넣은 김민재의 시즌 2호골이기도 하다.
수비에서도 빈틈이 없었다. 풀타임 활약한 김민재는 상대 슈팅을 한 차례 볼록해 냈고, 가로채기 2회, 걷어내기 7회 등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은 김민재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8.3의 평점을 부여했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민재의 활약 속에 코리안 더비는 이강인이 후반 20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으며 성사됐다. 이미 PSG 공격수 우스만 뎀벨레가 후반 11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승부의 추가 바이에른 뮌헨 쪽으로 더 기운 상황이었다. 이강인은 예리한 왼발 크로스를 몇 차례 올렸지만, 경기 흐름을 바꾸진 못했다. 김민재와 이강인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김민재의 맹활약 속에 공식전 7경기 무실점 연승을 기록한 뮌헨은 UCL 리그 페이즈에서 11위(승점 9)로 올라섰다. PSG는 토너먼트 진출이 불가능한 26위(승점 4)로 내려앉아 반등이 절실해졌다.
한편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28∙페예노르트)이 활약 중인 네덜란드 페예노르트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잉글랜드)를 만나 3-3 무승부를 거뒀다. 맨시티가 3-0으로 앞서던 경기는 후반 14분 만에 페예노르트가 내리 3골을 퍼부으며 승부의 균형추를 맞췄다. 황인범은 후반 48분 교체될 때까지 거의 풀타임을 소화하며 힘을 보탰다.
스페인 ‘명문’ 바르셀로나는 이날 프랑스 브레스트와 홈 경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폴란드 골 폭격기’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6)는 멀티골을 넣으며 UCL 본선 무대에서 역대 세 번째로 ‘100호골 고지’를 넘었다. 레반도프스키는 UCL 본선 125번째 경기에서 통산 100∼101호골을 신고했다. 최근 20년간 유럽 축구를 양분했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140골∙183경기)와 리오넬 메시(129골163경기)에 이어 UCL 본선 100골 이상 득점에 성공한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레반도프스키는 이번 시즌 UCL 본선에서 5경기 동안 7골을 퍼부어 득점 선두에도 이름을 올렸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