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재보선 당시 자료 확보 나서
김영선·박완수 지사 등 대상 적시
당직자간 메신저 대화 확보 시도
“韓, 明 의혹 관련 거리낄 것 없어”
당 지도부, 차분하게 수사 협조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를 수사 중인 검찰이 27일 국민의힘 당사를 압수수색했다. 명씨가 김영선 전 의원으로부터 건네받은 7600여만원의 정확한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자료 확보 차원이다. 명씨와 김 전 의원 신병을 확보한 검찰이 공천 개입 의혹 쪽으로 수사를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검찰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은 이날 검사와 수사관을 서울 여의도로 보내 국민의힘 중앙당사 내 조직국과 국회의원회관에 위치한 당 기획조정국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제시한 영장에는 김 전 의원과 박완수 경남지사 등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 출마한 7명의 공천심사와 당무감사 관련 자료 등이 대상으로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에 입회한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은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검찰에서 요청했던 자료 중에 공개돼 있는 자료들 위주로 임의 제출이 됐다”고 설명했다. 애초 검찰은 당에 공천 자료 등 제출 협조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당시 주요 당직자들이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 내용 확보도 시도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해 “당시 당대표나 이렇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당대표는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재보선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지방선거 공관위원장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 검찰은 최근 재보선 당시 외부 공관위원들을 서울동부지검으로 불러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앞서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이자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직원 출신인 강혜경씨는 명씨가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불법 여론조사를 해준 대가로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고, 이 과정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명씨에게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한 윤 대통령 육성이 공개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박완수 지사의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에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과 경북 포항시장 공천에 개입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검찰이 여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별다른 반발 없이 비교적 차분한 태도로 검찰에 협조하는 모습이었다. 김 의원은 “국민적 의혹이 있다면 여당이라고 해서 검찰이 봐준다는 소리를 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이 같은 태도는 한동훈 대표가 공천 개입 의혹과는 거리가 멀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올해 총선을 책임졌지만,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은 2년 전 공천과 관련된 내용에 국한됐다. 당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한 대표는 4·10 총선 공천에서 김 전 의원을 배제하지 않았느냐”며 “명태균 의혹과 관련해서는 거리낄 게 없다”고 말했다.
이미 상당수가 폐기돼 검찰이 의미 있는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의원은 “공천 관련 자료는 계속 보관을 하지 않다 보니 없는 자료들이 많다”며 “당이 뭘 감추거나 그런 건 전혀 없다”고 했다.
한 대표도 당사 압수수색에 관한 기자들 질문에 “법원에서 발부된 영장”이라며 “정치활동의 본질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법에 따라 응하겠다는 관련 부서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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