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기념행사에 교황은 불참키로
프랑스 파리의 관광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 사고 후 재개관을 일주일 앞두고 전 세계인에게 공개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복원된 성당 내부를 둘러본 뒤 “장엄하다”며 찬사를 보냈다.
2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와 가톨릭 파리 대교구는 이날 세계 각국 언론 매체를 초청해 복원 공사를 마친 노트르담 대성당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4월 19일 대형 화재로 크게 훼손됐다. 5년 6개월 넘게 걸린 복구 작업 끝에 오는 12월 7, 8일 이틀간 재개관식을 연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자부심이라 할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크게 반겼다. 올해 프랑스의 3대 국가적 행사로 2024 파리 올림픽,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과 더불어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을 꼽았을 정도다.
이날 행사에는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에 투입된 기술자와 관계자 약 2000명도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이들을 향해 마크롱은 “노트르담 화재는 국민적 상처였다”며 “여러분의 의지와 작업, 헌신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고 격려했다.
2019년 화재 사고 직후 마크롱은 “5년 이내에 노트르담 대성당을 재건하겠다”며 “전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그는 “당시만 해도 세상 사람들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여겼다”는 말로 자신이 결국 약속을 지켰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에는 총 7억유로(약 1조346억원)의 재원이 투입됐다. 대성당의 완전한 재건을 기원하는 기부금이 세계 150개국에서 답지했다.
앞서 마크롱은 12월 7, 8일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행사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초청했다. 하지만 교황은 “기념식의 주인공은 대성당이 돼야 한다”며 정중히 거절했다. 대성당보다 교황이 더 주목을 받아선 안 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지난여름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벌어진 가톨릭 신성 모독 논란에 교황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추론도 제기한다.
재개관식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정상급 인사들이 여럿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예상 참석자나 초대 대상자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화재 직전인 2017년 한 해 동안 노트르담 대성당을 방문한 사람은 1200만명에 달했다. 프랑스 관광 당국은 재개관 이후 복원된 노트르담 대성당을 보려는 세계 각국 관광객이 붐비면서 연간 1400만∼1500만명이 찾을 것이란 예측을 내놓았다.
다만 화재 후 5년이 넘도록 왜 불이 났는지는 명쾌히 규명되지 않고 있다. 지금도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누전이나 관광객이 버린 담배꽁초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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