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정우성 혼외 출산 논란에 “등록동거혼 필요, 곧 법안 제출”

“프랑스식 동거제도 인정 필요, 시대·상황 달라졌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30일 배우 정우성의 혼외자 출산 논란과 관련해 혼인 부부가 아닌 커플에도 일부 법적 권리를 인정해주는 프랑스식 ‘등록동거혼’(PACS∙팍스)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요즘 모 배우의 비혼 출산으로 온통 논란이 뜨거운데 혼인 장벽(barrier)을 낮추고 출산아의 보호를 위해 등록동거혼을 도입할 때”라며 “곧 법률안을 준비해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2016년 국회 저출산특위 위원장 시절,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프랑스 측 전문가는 저출산 극복의 주요원인으로 등록동거혼을 꼽았다”며 “등록동거혼은 계약, 법률혼은 혼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자는 계약해지로 종료하고 후자는 이혼으로 종료한다”며 “전자는 위자료나 재산분할이 없고, 후자는 위자료와 재산분할이 주요 이슈다. 다만 등록동거혼도 법률혼과 똑같은 가족수당, 실업수당은 물론 각종 세제혜택이 있다”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프랑스는 1999년 등록동거혼을 도입했다”며 “이혼 절차를 부담스러워 하는 젊은이들에게 혼인 장벽을 낮춰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혼인이 가족과 가족의 결합이라고 생각하는 전통적인 사고가 상당히 지배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혼 절차 및 이혼 후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결국 혼인의 장벽이 상당히 높게 존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것이 만혼, 비혼으로 이어져 초산 평균연령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36세부터 40세 사이의 초산 산모 숫자가 26세부터 30세 사이의 초산 산모 숫자를 초과해 둘째 아이의 출산이 원천적으로 어려워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또 “동거 후 혼인신고를 하는 트렌드도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혼인을 하지 않고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2014년 30%에서 지난해에는 43%로 높아졌고, 2023년 전체출생아의 4.7%가 법률혼이 아닌 상태에서 태어났다”고 했다.

나 의원은 “이제는 저출산을 극복하는 제도로서뿐 아니라 비혼 출산아이를 보호하는 차원에서도 등록동거혼제도를 인정해 줘야 할 것”이라며 “물론 프랑스와는 달리 동성의 경우는 등록동거혼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2016년 등록동거혼 이야기를 내가 조심스레 꺼냈을 때, 영남 출신의 고령 의원께서 정치를 계속하지 않으려면 주장하라고 완곡히 반대의사를 표시하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이제는 시대와 상황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