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땐 尹 탄핵 국면 수순 우려
秋 “野 술책 말려 부화뇌동 안돼
韓대표 특검카드 고려? 상상불가”
2일 의총 채상병 국조 수용할 듯
“남의 이야기 하듯이 야당이 흔드는 술책에 말려들면서 부화뇌동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1일 친한(친한동훈)계가 김건희 여사 특검 반대 당론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친윤(친윤석열)계의 당원 게시판 의혹 제기에 대한 역공 카드로 한동훈 대표가 김 여사 특검을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한 대표 측근들을 통해 흘러나오자 일종의 ‘배신자 프레임’을 꺼내 든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만약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견해가 다르면 공개적으로 표출했으면 좋겠다. 자꾸 실체 확인되지 않은 가십성 얘기를 가볍게 이렇게 저렇게 양산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또 “(한 대표는) 집권여당의 당대표다. 엄중한 사안(김 여사 특검)을 ‘카드로 이용한다, 안 한다’ 그렇게 말씀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런 생각을 꿈에서라도 했다고 상상하고 싶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부터 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에 유보적인 기류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은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은 친윤계 김민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디지털 공간은 소수에 의해 과잉 대표될 수 있어 드루킹 같은 여론 조작도 존재했다”고 한 대표를 직격한 날이다. 이후 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을 고려할 수 있다는 측근 전언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추 원내대표는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 당원 게시판 의혹 제기를 삼가 달라고 당부하며 진화에 나섰다.
당 주도권을 둘러싼 친윤 대 친한의 신경전이 계속되면서 여권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친한계가 실제로 김 여사 특검에 집단적으로 찬성 표결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대표가 배신자 프레임에 걸려들며 보수층의 지지를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원 게시판 문제와 김 여사 특검을 연계하는 것과 관련해 권성동 의원은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조정훈 의원은 “여당 대표가 아닌 야당 대표”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여권에는 김 여사 특검이 도입될 경우 윤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한편 여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요구한 ‘채 상병 사건 국정조사’는 수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입법청문회 등을 통해 의혹의 상당 부분이 이미 공론화된 것으로 보고 국조를 통해 이슈를 털고 가겠다는 구상이다. 추 원내대표는 2일 의원총회에서 국조 수용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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