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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서 父 살해한 아들…7년 뒤 '한국'서 징역 10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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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02 16:53:02 수정 : 2024-12-02 16: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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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필리핀에서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었던 아들이 현지에서는 석방됐지만 이후 한국에서 다시 체포돼 7년 만에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11부(오창섭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0년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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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오전 A씨는 필리핀 자택에서 자신의 아버지인 B씨의 머리를 내리치고, 집 안에 있던 빨랫줄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사건 직후 A씨는 필리핀 경찰에 의해 체포됐지만, 필리핀 사법 당국에서 구속영장을 기각해 석방됐다.

 

이후 한국 수사기관에서 해당 사건을 내사해 2018년 A씨를 기소했다. 재판은 A씨의 소재지 문제, 국민참여 재판 신청과 취소 등 절차로 지연되다 올해 9월 시작됐다.

 

그동안 A씨 측은 이 사건 범행을 대체로 시인했으나 필리핀에서 부검했을 당시 사인이 '심근경색'으로 나온 점을 근거로 피의자 행위와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 왔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재판부는 국내 법의학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고, 이들은 필리핀 부검의가 작성한 부검 보고서의 근거가 부족하다고 공통적으로 판단했다. 사망한 시신의 심근경색을 진단하려면 맨눈으로 변화를 확인해야 할 뿐 아니라 현미경을 이용한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데 필리핀에서 작성된 부검 보고서에는 조직검사 시행 여부, 진단에 필수적인 검사 결과에 대한 내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건 발생 전 흉기를 들고 가족들을 위협하는 등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프라이팬을 맞고 쓰러진 피해자를 끈으로 목조르기까지 하는 것은 사회 통념상 방위행위의 한도를 넘어섰다고 봤다.

 

그러면서 "아버지인 피해자의 머리를 프라이팬으로 가격하고, 의식을 잃어 저항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빨랫줄로 목을 졸라 살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커 살인에 대한 강한 고의가 있고,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행위 자체는 시인하고 있고, 피해자가 흉기로 위협하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중학교 중퇴 후 부모, 여동생과 함께 필리핀으로 떠나 현지에서 함께 살았다.

 

성인이 된 A씨는 가족들과 함께 가게를 운영했다. 관계인 진술에 따르면 A씨의 아버지이자 피해자인 B씨는 사업에 관해 엄격하고 가부장적인 성격이었다.

 

2017년 10월 10일 오전 필리핀 자택에서 개점 준비 중인 식당 인테리어 공사 지연 문제로 화가 난 B씨는 A씨에게 욕을 하며 때렸다.

 

이튿날에도 B씨는 비슷한 문제로 딸에게 욕설하다 딸을 때리고, 아내에게도 "자식을 그렇게 키웠으니 죽어라"며 주방에 있던 흉기로 위협했다.

 

흉기를 빼앗으려 실랑이하다 팔이 베인 A씨는 이에 화가 나 결국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고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jolichio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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